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축소됐던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이달 8일부터 정상화된다.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이 해외 입국자와 환영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8일부터 코로나19로 닫았던 항공 운항 규제를 풀면서 여행가고 싶은 마음에 불을 붙였다. 항공·여행업계는 유가가 급등하고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휴가철까지는 항공권 가격이 여전히 비쌀 수 있다고 보지만, 운항 편수가 늘면 저가 상품을 포함해 소비자들의 항공권 선택권이 점차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부터 인천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도착편수 제한과 비행금지시간(커퓨)이 해제돼 24시간 깨어있는 공항을 볼 수 있게 됐다. 항공 운항 승인권이 있는 국토교통부는 올해 안에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19 이전의 50%로 회복할 계획이었으나, 8일부터 증편 규모 제한없이 수요에 맞게 공급을 늘린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일단 증편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목적지인 해외 국가들의 사정과 방역 검사 체계 간편화 등 제약 조건들이 추가로 달라지면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부터 일본이 단체관광비자에 한해 관광 목적 입국을 허용하지만, 동남아 지역을 자주 운항하는 한 저비용항공사는 “베트남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입국을 허용하듯 국가들간의 입국절차가 간소화될 때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증편 여부와 함께 높아진 항공권 가격의 이유로 꼽혔던 유가는 한동안 계속 고공행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8.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류할증료도 높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여행사 관계자는 “189만원의 동유럽 여행상품의 유류할증료가 30만~40만원이다. 이미 장거리의 경우 기본 15만~20만원씩 유류할증료를 내고 있다. 당분간은 이를 부담할 수 있는 승객들 위주로 여행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여름철은 지나야 항공권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코로나19 방역 상황도 변수이고, 항공편 운항 횟수가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전통적 여행 수요가 많은 ‘7말8초’까지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성수기에는 비싼 가격에도 표가 팔리기 때문에 항공사 등에서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지만 이후 운항 횟수도 늘고 휴가철도 지나면 잔여석이 생기면서 특가 상품들도 나오게 될 것”이라며 “항공사들은 비행기 한 대를 더 추가로 운항할 경우 수요가 얼마나 더 늘 것인지를 판단하면서 운항 계획을 짜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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