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있는 엘에스(LS)니꼬동제련 공장에서 동광석을 녹여 순도 99.5%의 정제조동(精製粗銅)을 만드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정제조동은 광석을 녹여 순도를 높인 거친 구리를 뜻한다. 엘에스그룹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고려아연, 대창, 풍산 등 비철금속 업계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철금속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고 전했다.
비철금속의 날은 일제 강점기 때인 1936년 6월3일 장항제련소에서 국내 처음으로 구리를 생산한 날을 기리는 날로, 2008년부터 매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암리 일대에 자리 잡고 있던 옛 장항제련소는 지난 1989년 폐쇄됐다. 현재 국내에서 구리를 제련하는 업체로는 엘에스(LS)니꼬동제련이 유일하다.
장항제련소 운영 회사는 조선제련이었으며, 그 뒤 공기업인 한국광업제련, 엘지(LG)그룹 계열 럭키금속, 엘지금속에 이어 엘에스그룹 계열 엘에스니꼬동제련으로 이어졌다. 엘에스그룹은 최근 엘에스니꼬동제련의 2대 주주인 일본 제이케이제이에스(JKJS) 보유 지분(49.9%)을 전량 매입하기로 하고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니꼬’ 꼬리표를 떼게 된다.
현재 엘에스의 구리 생산 공장은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있다. 단일 공장으로는 중국 장시제련의 귀시제련소에 이어 생산량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력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엘에스 쪽은 밝혔다. 엘에스의 전기동은 금속 업계 최고 권위를 지닌 런던금속거래소(LME)로부터 ‘A등급’으로 평가받았다.
구리는 산업용 자재로 널리 쓰여 ‘경기 풍향계’로 여겨진다. 구리는 열이나 전기를 전달할 수 있고 다른 금속과 결합해 합금 형태로도 쓰인다. 구리는 전자, 전기, 자동차, 건설 자재 같은 제조업뿐 아니라 풍력발전 등 친환경 산업에서도 사용된다. 경제학 박사처럼 경기 회복 여부를 미리 알려준다는 뜻에서 ‘닥터 코퍼’(Dr. Copper)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정부는 이날 기념식에서 비철금속 산업 유공자 9명에게 대통령 표창 등 포상을 시행했다. 대통령 표창은 삼지금속공업 서건수 회장에게 돌아갔다. 서 회장은 폐배터리 납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 유용자원 확보, 생산능력 추가 확보 등으로 연간 2천만달러 수출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리스코리아 이중효 이사는 국무총리 표창을, 풍산 박철민 이사보를 비롯한 7명은 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전기차·반도체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희소금속 등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희소금속 비축 확대, 재자원화, 전문기업 성장 지원을 통해 희소금속 생태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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