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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부쩍 바빠진 이재용…호암상 시상식 6년 만에 참석

등록 2022-05-31 17:10수정 2022-06-01 02:16

전날엔 인텔 CEO 만나 반도체 협력방안 논의
최근 윤 대통령과 5번 만나는 등 바쁜 움직임
일각선 ‘사면’ 주장…시민단체 “재판도 안끝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여했다. 6년 만이다. 전날에는 방한 중인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외부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이 부회장이 참석한 호암상 시상식엔 고 이건희 전 회장을 비롯해 삼성 총수 일가가 2016년까지 줄곧 참석했다.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호를 따 1990년에 제정한 이후 총수 일가가 직접 챙겨왔다. 하지만 2013년 고 이 전 회장의 병환에 이어 2017년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태 혐의 구속 뒤 한동안은 총수 일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취업 제한과 상관없는 자리이기도 하고,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게 각 계열사에 사회공헌 의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비롯해 재계 초청 행사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20일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직접 안내했고, 21일에는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도 참석했다. 25일 열린 중소기업인대회에도 참석했다. 특히 윤 대통령과는 취임 후 한 달도 안돼 다섯 차례나 만났다. 또 30일엔 인텔 최고경영자와 만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반에 걸쳐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 행사는 초청에 응한 것이고,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를 만나는 것은 총수로서 본연의 역할”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은 총수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바쁜 발걸음이 오는 7월로 예정된 선밸리 행사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에서 매년 7월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주최해온 국제 비즈니스 회의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 수장들이 주로 참석해왔다. 이 부회장도 초청을 받아 2002년부터 자주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참석할 경우 호암상 시상식처럼 6년 만이다.

이 부회장의 바쁜 행보에 일각에선 ‘사면’ 주장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해 취업 제한 상황에 놓여 있고,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분식회계 문제(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는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을 포함한 특별 사면을 청원했다. 새 정부 들어서도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 형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면하는 것은 사법권 침해이자 ‘삼성 공화국’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일각의 사면 주장을 반대하고 있다.

한편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부문별로 과학상에 오용근 포스텍 교수와 장석복 카이스트 특훈교수, 공학상에 차상균 서울대 교수, 의학상에 키스 정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예술상에 김혜순 시인, 사회봉사상에 하트-하트재단 등이 선정됐다. 이들에게는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상장, 메달이 전달됐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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