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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윤석열 정부로 간 사외이사들…줄줄이 사퇴, 경영진 견제 ‘공백’

등록 2022-05-23 15:17수정 2022-05-24 02:47

IMF 이후 경영진 견제 위해 사외이사제 도입
입각 위해 사퇴해 삼성전자 등 ‘과반’ 못 지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사외이사 출신 국무위원. 김인철 장관 후보는 사퇴. <한겨레> 자료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사외이사 출신 국무위원. 김인철 장관 후보는 사퇴. <한겨레> 자료
윤석열 정부 내각의 상당수가 재벌기업 사외이사 출신으로 꾸려지면서,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사외이사 제도의 본래 기능을 훼손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사임하면서 사외이사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아지는 공백이 발생해서다. 윤석열 정부의 1기 국무위원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 등 6명이 후보 지명 직전까지 사외이사를 지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가 5명으로 사외이사(4명)보다 1명 많다. 지난 3월 선임된 한화진 사외이사가 윤석열 정부 초대 환경부장관으로 선임되면서 한달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또 지난해 3월 선임된 박병국 사외이사는 지난 17일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3월 주총 때는 6명이던 사외이사가 4명으로 줄었다.

사외이사 제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투명경영을 위한 경영진 감시·견제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동안 ‘거수기’ 노릇만 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윤석열 정부가 사외이사들을 줄줄이 ‘차출’하면서 경영진 의도를 견제할 수 있는 ‘과반’이란 형식적 장치마저 약화시킨 꼴이 됐다. 상법(제542조의8)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으로,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하고 있다. 또 구성 요건에 미달할 경우에는 이후 처음 소집되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새 사외이사 후보를 물색 중이다.

한덕수 총리가 사외이사를 지낸 에쓰오일도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수가 같아졌다. 에쓰오일은 지난 4월1일 한 총리가 사임해 향후 최초 주총에서 새 사외이사를 선임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사외이사를 지낸 엘지(LG)디스플레이는 감사위원을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도록 한 정관 때문에 부랴부랴 법원을 통해 오정석 일시 사외이사 겸 일시 감사위원을 내년 주총 때까지 선임했다. 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이케이(AK)홀딩스)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신세계인터내셔날),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농협경제지주) 등도 나란히 국무위원 지명을 이유로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장관은 아니지만 새 정부 합류를 이유로 그만둔 인물도 상당하다. 김대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3월29일 두산에너빌리티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한달 만에 물러났다.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효성화학),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엘지이노텍),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엘지에너지솔루션) 등도 같은 행보를 보였다.

이상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이들의 중도 사임은 법적으론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자신을 선임해 준 주주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도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사외이사 중심으로 꾸려지는 이사회 내 위원회의 운영마저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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