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가 오는 31일 열리는 케이티(KT) 정기 주주총회 안건 가운데 박종욱 안전보건총괄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연대는 15일 보도자료를 내어, 케이티 이사회가 결의한 이사 후보들에 대해 “적격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박 대표이사 등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케이티는 지난 10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박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공시했다. 또 사외이사에는 유희열 현 케이티 이사회 의장을 재선임하고, 김용헌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와 벤자민 홍 라이나생명 이사회 의장을 새로 선임하기로 했다.
연대는 박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에 대해 “케이티의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으로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약식기소돼 지난 1월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 때문이다. 현재 박 대표이사는 정식재판을 청구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케이티 역시 같은 건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아 지난달 총 630만달러의 과태료 및 추징금을 물기로 했다.
연대는 “비록 국내에서 형사재판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러한 사실에 비춰볼 때 회사 역시 혐의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의 당사자인 박종욱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사외이사 후보들 또한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이사로서 적격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벤자민 홍 후보의 경우, 라이나생명보험 대표이사이었던 2018년 구현모 현 케이티 대표와 직접 업무협약을 체결해 최근까지 두 회사가 콜센터·클라우드 서비스를 거래하고 있는 만큼 케이티 경영진을 감독하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을 갖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인 김용헌 변호사 역시 소속 로펌이 케이티와 3년간 자문계약을 체결한 만큼 이사회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덧붙였다.
연대는 “케이티가 (적격성이 떨어지는) 이사 후보를 재검토하지 않을 경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은 세 후보에 대해서 반대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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