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러시아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대한항공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여객과 모스크바 경유 유럽행 화물 노선을 4월 말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0일 매주 목요일 운항하는 인천~모스크바 노선 운항을 2주간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조처로 매주 금요일 모스크바에서 인천으로 오는 항공편도 모두 중단된다. 격주 토요일에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항공편도 중단된다. 대한항공은 모스크바를 경유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들어가는 화물기도 모스크바 경유 없이 운항한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유럽 노선과 미주 동부 노선 항공편을 운항할 때 러시아 영공을 피해 우회 항로를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겨레>에 “일단 일시적으로 운항을 중단한다. 우회해서 운항하면 경제적인 손실이 생기지만, 우선은 안전하게 운항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격주로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부산도 오는 19일 출발편부터 운항을 중단한다고 이 날 밝혔다. 이 업체는 “일단 6편을 중단한 뒤, 4월29일편 부터는 승객의 안전이 담보되는지를 살펴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 날부터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지 않고 우회하기로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노선이 해당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노선뿐 아니라 화물 노선도 러시아 영공을 우회할 계획이다.
항공사들이 러시아를 우회하는 항로를 이용하면 비행시간이 늘어난다. 런던·파리·암스테르담·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노선은 중국-카자흐스탄-터키를 경유하는 항로를 사용한다. 편도 기준으로 러시아 영공을 통과할 때보다 1시간30분에서 2시간45분 가량 비행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연료비도 많이 든다고 항공사는 설명한다. 미주 동부 노선도 러시아를 우회하는 항로로 가면 비행시간이 편도 기준 1시간~1시간40분가량 늘어난다. 뉴욕·애틀랜타·시카고·워싱턴·보스턴·토론토 노선이 대상이다.
다만, 항로가 늘어나도 항공권 가격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항공 운항 시간이 늘었다고 해서 이를 항공권 가격에 반영하지는 않는다. (우회 항로를 통해 발생하는) 비용 부담은 항공사가 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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