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창립 54년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주사로서 그룹의 경영전략과 신사업 투자를 총괄하고, 기존 포스코는 철강사업에 집중한다. 다만,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포항 이전을 숙제로 남겨둔 상황이다. 본사 이전을 위해선 주주총회를 거쳐야해 향후 주주들을 설득해낼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일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출범식을 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사 임직원 8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일부 인원만 직접 참석하고, 사내에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최 회장은 “오늘은 포스코 역사에서 제2의 창업이 시작되는 날이다. 지주회사는 그룹 전체적인 시각에서 시대의 요구에 맞는 유연성을 추구하고, 사업회사는 분야별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업의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2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그룹 7대 핵심사업의 경쟁력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철강 탄소중립 완성, 신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 등 다섯 가지 지향점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고,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주사 조직은 경영 전략과 포트폴리오 관리 등 그룹 경영을 담당하던 200여명의 인력이 중심이 된다. △경영전략팀 △친환경인프라팀 △이에스지(ESG)팀 △친환경미래소재팀 △미래기술연구원 등으로 구성됐다. 미래기술연구원은 신사업 연구개발(R&D) 및 핵심기술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외 우수한 스타급 연구인력을 집중적으로 유치해 인공지능, 2차전지, 수소 등 미래 신기술 분야 기술 개발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철강사업 부문은 포스코로 물적분할 돼 수소환원제철,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등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주도한다.
다만, 포스코홀딩스는 본사의 포항 이전을 숙제로 받아든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본사를 서울에 두기로 결정했지만, 포항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반대 여론에 직면했다. 특히 대선주자들까지 포스코 지주사의 서울행을 막겠다고 나서면서 결국 포스코그룹은 지난 25일 지주사 본사를 포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약속한 이전 시점은 2023년 3월까지다. 본사 이전을 위해선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해 이사회와 주주 설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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