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한겨레> 자료 사진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4천만원으로 추산됐다. 전년보다 1천만원가량 늘어난 액수다. 임원(등기 사내이사) 보수는 직원의 45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시엑스오(CXO)연구소가 이달 17일 제출된 삼성전자 감사보고서(별도 재무제표 기준)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1년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4천만원, 전체 직원 인건비 규모는 15조5천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아직 제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사보고서의 비용 항목 중 ‘급여 및 퇴직급여 금액’에서 뽑아낸 결과다. 이는 사업보고서에 공시되는 ‘직원 연간 급여총액’과 비슷하다고 시엑스오연구소는 밝혔다. 2017~2020년 사이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상 전체 직원 급여총액은 감사보고서의 급여와 퇴직급여 합산 금액의 97.8~99.9% 수준이었다는 설명이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급여와 퇴직급여 합산 금액 규모는 15조7688억원이었고, 시엑스오연구소는 여기서 오차를 고려해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연간 총급여를 15조5천억원으로 추정했다. 1인당 평균 보수 추정액 1억4천만원(±500만원)은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상 직원 수 10만9천명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 1인당 지난해 급여 추정액은 2020년 지급한 1억2700만원에 견줘 1천만원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 1억원 시대는 2013년(1억200만원)에 시작됐으며, 이후 1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직원에는 공시 기준에 따라 미등기 임원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의 등기 사내이사 평균 급여는 62억8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달 15일 제출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 서류’에 적힌 임원 보수 총액에서 산출한 수치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에 견주면 45배 수준이다. 2020년 기준 격차 42배(53억7500만원/1억2700만원)보다 커졌다.
삼성전자 임직원 급여 차이가 220배에 이른 적도 있다. 2007년이었다. 당시 등기 사내이사 급여는 1인당 133억원, 직원은 6천만원이었다. 2019년에는 28배(30억400만원/1억8백만원)로 최근 20년 기간 중 가장 작았던 해로 기록됐다.
임직원 격차가 시기별로 들쑥날쑥했던 것에 대해 오일선 시엑스오연구소장은 “오너(지배주주)가 등기임원에 포함됐는지보다는 초고액 보수를 받았던 스타급 전문경영인(진대제, 황창규, 윤종용, 이윤우)이 활동하던 때였는지 여부에 따른 영향”이라고 말했다. 등기 사내이사 평균 보수가 100억원을 넘었던 해는 지금까지 네 번 있었다. 2007년에 가장 높았고, 2011년(109억원), 2009년(108억원), 2017년(103억원) 순이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