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총 제공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10일 경총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합해 미국의 해리티지재단과 같은 연구단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총이 지난 5년간 경제단체장 역할을 해왔는데, 이런 단체가 2개씩 있을 필요가 있는가”라며 경총과 전경련 간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손 회장은 “국내에 경제 단체는 있지만, 우리나라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끌어갈지에 대해 역할을 하는 곳이 없다”며 “경제단체 두 개를 통합해 해리티지 재단처럼 비전을 제시하는 연구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경제·산업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손 회장은 “너무 노조 편향적이었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10일 이뤄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과 관련한 노조법 개정에서 노동계의 입장만 반영되고, 또 최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선, “초기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부진한 점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우리 정부가 대응해서 지금까지 왔으니 괜찮다고 본다”며 “내수는 확장하지 못했지만, 수출 부분에서 성과를 낸 것은 상당히 잘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현존하는 규제를 줄이고 노사 제도를 선진화해줄 것”을 꼽았다.
최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는 “기업인을 존중해달라는 이야기를 정부에 하고 싶다”며 “기업인 처벌이라는 막중한 부담을 주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손 회장은 이달 임기 종료에 이른다. 경총은 22일 이사회와 총회를 열어 회장 선출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8년 경총 회장에 취임한 손 회장은 2020년 연임했고, 올해도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