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원양 해운업체 에이치엠엠(HMM)의 ‘3년 단위’ 임금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임금 정상화 방안 논의 기구로 합의됐던 태스크포스(TF) 출범 일정이 불투명하다. 노조는 관리단이 바뀐 뒤에 논의를 시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에이치엠엠 육상·해상 노조는 태스크포스 구성을 회사의 관리단이 바뀐 이후에 합의하기로 했다. 그동안 에이치엠엠 관리단은 산업은행에서 파견됐는데, 내년부터는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보낸다.
앞서 에이치엠엠은 지난 9월 임금협상을 극적 타결했다. 당시 노사는 7.9% 임금인상과 보너스 650% 올해 지급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성과급 등 향후 임금 추가 지급 건에 대해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당시 채권단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게 적절하냐를 놓고 노사 간에 이견이 있었는데, 태스크포스를 통해 좁히기로 한 것이다. 노사는 또 태스크포스를 통해 앞으로 3년 동안의 임금협상을 협의하기로 했다. 매년 진행되는 임금협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자는 취지에서다.
현재 태스크포스 구성·운영 방식과 관련해선 노사가 같은 수의 인원을 배정하는 것 외에 참여 인원 및 대표자 선정, 회의 주기 등은 확정된 게 없다. 김진만 에이치엠엠 육상노조 지부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태스크포스 구성과 관련해 “관리단이 바뀌게 돼 있어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리단이 바뀌면 경영진도 바뀔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배재훈 현 대표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26일까지다. 2019년 3월에 선임된 배 대표는 앞서 한 차례 연임했다. 현재 에이치엠엠은 최대주주 산업은행(20.69%)과 2대 주주 해양진흥공사(19.96%)의 공동 관리를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의 교체 여부와 달리 관리단이 정리되면 노사 협의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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