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아르헨티나 현지 리튬 시험 생산 공장.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해외 생산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 포스코는 전기차 배터리와 그 원료인 리튬·니켈, 수소 사업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철강 사업 분리 뒤 신사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 쪽은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아르헨티나 현지 법인에 8억3천만 달러(약 1조원)를 출자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아르헨티나에 수산화리튬 연 2만5천톤(t)을 생산할 수 있는 현지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준공 예정 시기는 오는 2024년 상반기다.
리튬은 전기차·스마트폰·노트북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지의 충전·방전 역할을 하는 금속이다. 스마트폰 등 소형 전자제품 배터리엔 탄산 리튬, 에너지 밀도와 용량이 높아야 하는 전기차 배터리에는 수산화리튬을 사용한다. 수산화리튬 2만5천톤은 전기차 약 60만대(1대당 40kg 기준)에 쓸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 2018년 아르헨티나 북서부 ‘옴브레 무에르토’ 소금 호수 채굴권(광권)을 2억8천만 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했다. 여기서 채취한 물에 녹은 염수 형태 리튬을 말리고 농축해서 흰색 가루 형태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현지 공장의 수산화리튬 생산 능력을 연 5만톤까지 확대하기 위한 증설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 10일 가졌던 투자 설명회 자료를 보면 옴브레 무에르토 호수의 리튬 매장량은 1350만톤, 여기서 발생할 미래 매출액은 103조원(1톤당 약 3만 달러)으로 회사 쪽은 자체 추산했다. 2018년 인수 당시보다 15배 증가한 금액이다.
포스코는 수산화리튬 원료의 하나인 광석 리튬 확보를 위해 2018년 호주 광산업체 필바라 미네랄스에도 지분 투자를 했다. 올해 5월엔 포스코리튬솔루션을 자회사로 설립하고 필바라 미네랄스와 합작 투자를 통해 전남 광양시에 연 4만3천톤 규모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오는 2023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또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세운 포스코HY클린메탈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등 회사의 리튬 생산량을 2025년 연 11만톤, 2030년까지 연 22만톤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향후 출범할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는 내년 초 258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소재 합작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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