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운반선. 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차그룹의 물류회사 현대글로비스가 외국 자동차 회사로부터 5천억원 규모 해상 운송 일감을 따냈다.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미국 테슬라의 중국산 전기차 유럽 수출 물량으로 추정된다.
현대글로비스 쪽은 지난 15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5018억원 규모 해상 운송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공시했다. 지난해 회사 매출액에 견줘 3%가량에 이르는 금액으로, 단일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한 운송 계약 중 역대 최대액이다.
글로비스는 내년 1년간 이 회사가 중국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를 운반선에 실어 바닷길을 통해 유럽으로 나를 예정이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전기차 물량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비스는 테슬라 미국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를 유럽 등으로 해상 운송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앞서 지난 2019년 트위터에 현대글로비스 선박에 테슬라 전기차가 실리는 사진을 올리며 두 회사 간 관계가 공개된 바 있다. 글로비스 쪽은 “화주사와의 계약에 의해 화주사 사명과 브랜드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글로비스는 지난해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이 유럽 공장에서 생산한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셰 등 산하 브랜드 자동차를 오는 2024년까지 5년간 중국으로 해상 운송하는 일감도 따냈다. 글로비스의 배가 유럽과 중국을 셔틀처럼 오가며 그룹 경쟁사의 자동차들을 실어 나르는 것이다. 글로비스는 현재 직접 보유하거나 장기 계약을 맺고 빌린 선박 90척을 운용하고 있다.
글로비스 쪽은 회사의 자동차 해상 운송 매출액 중 현대차·기아 등 그룹 계열사 물량을 뺀 비계열사 매출액 비중이 올해 6∼9월 기준 전체의 60%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자동차 해운업을 처음 시작한 뒤 그룹 의존도를 지속해서 낮춰왔다는 얘기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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