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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단독] 금융당국 심판대 오른 셀트리온 분식회계 논란…3대 쟁점은?

등록 2021-11-23 04:59수정 2021-11-23 11:43

금융당국 셀트리온 심의 3대 쟁점 “약 사준 헬스케어, 재고손실 반영안해”
1. 의약품 판매사, 재고손실 덜 반영했나
2. 계열사 간 거래 문제없나
3. 감리 왜 3년이나 걸렸나

감리위원회의 심의 착수는 셀트리온그룹 회계 논란이 금융감독원 조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다는 의미다. 감리위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격론을 거치며 금감원 조치안이 뒤집힐 여지도 있다. 주요 쟁점과 궁금증은 크게 3가지다.

금감원이 셀트리온 3사 회계 감리에 착수한 건 2018년 말이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분식 회계 의혹을 제기한 게 발단이다. 이 의원은 셀트리온그룹의 의약품 독점 판매권을 가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018년 6월 국내 판매권을 셀트리온에 218억원에 팔고 이를 매출로 잡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업외 이익’을 영업 이익에 반영해 영업손실을 피했다는 거다. 이로 인해 당시 정기 회계 감리 대상이었던 셀트리온은 물론, 판매 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까지 금감원 감리를 받게 됐다.

쟁점① 재고자산 손실, 축소 반영했나

그러나 실제 감리 결과, 문젯거리는 다른 데서 나왔다.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의 ‘재고 자산’ 처리 회계에 문제가 있다고 파악했다. 감리위 심의의 첫번째 쟁점이다.

셀트리온그룹의 의약품 생산·유통 구조는 다소 특이하다. 셀트리온이 바이오 의약품 복제약(바이오 시밀러)을 개발해 만들면 이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사들여 재고로 보관하며 국내·외 시장에 판다. 특히 국외 판매 담당 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인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가 유럽 판매 허가를 받기 전부터 수천억원대 재고를 선구매해 쌓아왔다.

이렇게 보관한 약품 재고의 가치 하락을 재무제표에 축소 반영했다는 게 금감원의 감리 결과다. 한 회계사는 “만약 20만원에 구매해 보관 중인 약의 현재 시세가 운임 등을 제외하고 10만원으로 내려가면 재고의 장부 가격도 10만원으로 낮추고 떨어진 금액(10만원)만큼을 결산 때 매출원가(재고 자산 평가 손실)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재고 평가 손실을 장부에 늦게 반영해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번 감리 과정에 밝은 복수의 회계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셀트리온이 회계 기준을 고의로 위반했다고 판단한 거로 안다”고 했다. 회계 기준 위반의 동기를 구분하는 ‘과실’, ’중과실(무거운 과실)’, ’고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위를 금감원이 적용했다는 이야기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쟁점② 계열사 간 거래 문제없나

두번째 쟁점은 셀트리온그룹의 독특한 거래 구조 그 자체다. 계열사인 헬스케어에 재고로 넘긴 의약품 매출을 셀트리온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게 적정하냐는 점이다.

이는 금감원의 회계 감리가 길어지면서 새롭게 불거진 논쟁거리였다. 2018년부터 상장사에 적용하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매출(수익) 인식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새 기준(기업 회계 기준서 제1115호)은 기업이 거래 상대방과의 계약 내용을 5단계로 구분해 매출을 잡도록 한 게 특징이다. 특히 매출을 ‘고객과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고객으로 봐야 하는지 판단할 필요성이 생겼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서로 지분 관계가 없지만, 둘 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지배하는 계열사다. 이처럼 사실상 같은 그룹(기업집단) 안에 있는 회사 간의 거래를 셀트리온 매출로 반영하는 게 회계 기준에 적합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계열사들이 지배-종속관계이면 내부 거래는 연결 회계 처리에선 매출과 이익으로 반영할 수 없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헬스케어는 지분 구조상 별개의 회사여서 그룹 내부 거래도 실적에 반영해 왔다. 물론 이런 셀트리온의 특수성이 회계 기준 위반인지 판단하는 데엔 구체적인 계약 관계 등 뒤따르는 쟁점 거리가 많다.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문제라는 얘기다.

쟁점③ 감리 왜 이렇게 오래 했나

금감원 감리가 3년을 끈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정밀 감리도 1년 남짓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금감원 쪽은 지난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사태로 인해 실제 셀트리온그룹의 회계 감리에 착수한 건 이보다 늦은 2019년부터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새로운 쟁점 등이 추가되며 감리 완료가 늦어졌다고 말한다. 쟁점이 복잡해 향후 감리위·증선위 등의 절차도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 당국이 본격적으로 회계 심의에 착수하며 셀트리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연내 완료를 목표로 했던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의 합병이 미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금감원의 회계 감리 대상 기간인 2017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금융 당국의 결론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 등 다른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셀트리온 쪽은 “현재로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만 밝혔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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