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에이치엠엠(HMM)의 실적 개선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 7~9월에도 2조원이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전에 견줘 8배 남짓 더 많은 규모다.
에이치엠엠이 10일 발표한 3분기 잠정 영업실적(연결기준)을 보면, 매출은 4조164억원, 영업이익은 2조2708억원이다. 1년 전에 견주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3.7%, 719.6% 늘었다. 역대 분기 실적 최고 기록을 세웠던 전분기에 견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도 각각 38.2%, 63.5%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조6790억원에 이른다.
에이치엠엠은 “크리스마스 선물과 블랙프라이데이 물량 이동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데다 운임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물량과 가격 모두 해운사에 유리한 여건이 형성된 터라 사상 최대 실적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지난 5일 기준 해운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535.92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배 이상 높다. 회사 쪽은 “회사의 컨테이너선이 주로 투입된 유럽과 미주 노선 운임이 특히 많이 올랐다”고 짚었다.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 시각을 드러냈다. 통상 4분기는 물량이 줄고 운임도 내리는 계절적 비수기로 꼽힌다. 회사 쪽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미국 쪽 항만 정체가 계속돼 선복과 컨테이너 공급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운임도 (하락하기보다)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전력난에 비롯된 생산 차질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른 수요 감소, 미-중 갈등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인한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과 같은 불확실성도 있다고 회사 쪽은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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