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소재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에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기반으로 3나노미터(nm) 반도체 양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와 미세공정 기술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은 7일(한국시각)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 행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최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게이트 올 어라운드 등 첨단 미세공정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지에이에이 기술을 적용한 3나노 1세대, 2023년에는 3나노 2세대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은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칩 면적은 줄이고, 소비전력을 감소시키면서 성능을 높인 신기술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에 3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할 경우 티에스엠시에 앞서 세계 첫 사례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대만 현지 언론들은 티에스엠시가 내년 2월부터 3나노 공정 생산라인을 가동해 같은해 7월부터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2025년 3세대 지에이에이 기반의 2나노 제품을 양산할 것이란 계획도 아울러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2나노 생산 계획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나노 반도체의 경우 티에스엠시와 인텔이 2024년 양산 가능 계획을 내비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포럼에서 지에이에이 공정 양산 계획을 공개한 것은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 선점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티에스엠시 등 경쟁사들에 견줘 기술 경쟁력에서 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은 이와 더불어 17나노 핀펫 신공정 도입 계획도 발표했다. 17나노 공정은 현재 파운드리 수요의 다수를 차지하는 28나노 공정에 견줘 성능은 39%, 전력효율은 49% 향상시키고, 제품 면적은 43%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평면 트랜지스터 기반의 28나노 이상 공정을 주로 활용하는 이미지센서와 모바일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집적회로(IC) 등에 17나노 신기술을 적용해 응용처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행사는 역대 파운드리 포럼 가운데 가장 많은 500개사, 2000명 이상의 팹리스 고객과 파트너들이 사전 등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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