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홍콩, 인도 등 아시아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리스크가 유럽 기업들보다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에스지 리스크가 기업 재무가치에 끼치는 영향을 측정·평가하는 서스테이널리틱스 사이트에 공개된 전 세계 3456개 기업을 분석한 ‘글로벌 기업 이에스지 리스크 맵’ 보고서를 22일 내놓았다. 기업이 ‘관리할 수 없는’(unmanaged) 이에스지 리스크가 기업의 재무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환산한 내용이다. 10점 이하는 리스크가 ‘극히 낮음’, 10~20점은 ‘낮음’, 20~30점은 ‘중간’, 30~40점은 ‘높음’, 40점 이상은 ‘심각’이란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 중 상장기업들의 이에스지 리스크 점수가 가장 높은 시장은 상하이증권거래소로 36.1로 나타났다. 이어 선전(32.9), 홍콩(30.5), 한국(30.1) 순으로 높았다. 리스크가 낮은 시장은 파리(20.6), 런던(21.6), 나스닥(22.1), 대만(22.4)이었다.
업종별 분석에서 리스크가 높은 분야는 금속, 철강, 비철금속, 오일가스, 우주항공·방산 순이었다. 낮은 업종은 섬유·의류, 운송 인프라, 미디어, 포장, 소매업 이었다.
한국 기업 중 리스크가 낮은 기업은 삼성전기(15.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5.4), 현대모비스(16.0), 씨제이(CJ)대한통운(16.1), 엔씨소프트(16.8), 한온시스템(17.1), 현대글로비스(17.3), 씨제이 이엔엠(ENM)(17.6), 네이버(17.7) 순이었다.
전체 3456개사 중 리스크가 높은 상위 5곳은 중국북방희토하이테크, 도쿄전력, 내몽고포두철강연합, 즈진 마이닝 그룹 등 중국·일본 기업들이었다. 상위 20개사는 중국 14개사, 캐나다 2개사, 일본·멕시코·호주·미국 각 1개사였다. 이들 기업은 공통으로 최근 3년 내 사회적 사건·사고를 뜻하는 ‘콘트로버시 5등급’을 받았다. 올해 초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한 도쿄전력과 2017년 1억3천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에퀴팩스가 대표 사례다.
전경련은 사건·사고의 파장 정도도 중요하지만 기업별 리스크 대응 수준이 다른 경우 등급에 차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에스지 리스크 이슈를 사전에 정형화해 발생확률을 낮추고, 리스크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나 거버넌스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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