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엘지(LG)화학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이 14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회사의 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엘지화학 제공
엘지(LG)화학이 오는 2025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회사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연내 상장 예정인 배터리 제조 자회사 엘지에너지솔루션과 시너지를 내며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전략이다.
엘지화학은 3대 신성장 사업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사업별로 배터리 소재 6조원, 친환경 소재 3조원, 신약 개발 1조원을 각각 투자한다. 이중 국내 투자액은 약 6조원이며, 투자금은 회사의 순이익과 그린본드(녹색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신규 투자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리튬 이온 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중심으로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탄소나노튜브(CNT) 등으로 생산 제품군을 확대한다.
양극재 연간 6만 톤(t)을 생산할 수 있는 구미공장이 오는 12월 착공해 가동에 들어가고 추가 투자가 이뤄지면 엘지화학의 양극재 생산 능력이 지난해 4만 톤에서 오는 2026년 26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 쪽은 기대한다. 글로벌 기업 공급을 위한 유럽, 미국 신규 공장 설립 등도 고려 중이다.
또 다른 배터리 주요 소재인 분리막은 빠른 성장을 위해 기존 기업 인수·합병(M&A), 합작회사(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석유 화학 분야의 CNT 생산량은 올해 1700톤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CNT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 다이아몬드와 같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가량인 신소재다.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자회사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증시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학철 엘지화학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상장 후에도 엘지화학이 에너지솔루션 지분 70∼80% 이상을 보유할 것”이라며 “배터리 신사업 발굴과 소재 사업을 통해 자회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원자재와 원료는 광산 및 제련·정련 업체와 협업하는 등 공급망을 다양화해 대응하기로 했다.
엘지화학은 이와 함께 바이오 소재, 화학적 재활용 기술, 신재생 에너지 산업 소재 등을 기존 석유 화학 사업의 새 먹거리로 육성하고, 신약 개발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신약 2개 이상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신 부회장은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으로 회사의 사업 구성을 전환하기 위해 M&A, 합작 및 전략적 투자 등 3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환경과 안전에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투자를 계속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