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컨테이너선 ‘HMM(에이치엠엠)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정박해 있다. HMM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에 1088만CGT(선박 건조량 지표인 ’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수주했다고 11일 밝혔다. 전 세계 발주량(2452만CGT)의 44%에 이른다. 금액 기준 비중은 49%(267억달러/ 549억달러) 수준이다.
상반기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724%, 2019년에 견줘선 183% 증가한 것으로, 조선업 호황기(2006~2008년) 이후 13년 만에 달성한 상반기 최대 실적이다. 2008년 상반기 수주량은 1345만CGT였다. 당시 전 세계 발주량(3927만CGT)에 견줘선 34% 수준이었다.
조선업의 수주 성과는 국내 업계가 이끌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실적에서 비롯됐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고부가가치선박(컨테이너선, 브이엘시시(VLCC), 엘엔지(LNG)운반선) 전 세계 발주량 1189만CGT 중 723만CGT(61%)를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했다. 국내 전체 수주량의 66% 수준이다. 선종별로는 대형 엘엔지 운반선의 경우 세계 발주량 100%를 수주했고, 운임 상승에 따라 발주가 늘어난 대형 컨테이너선 81척, 브이엘시시 27척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 실적에는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과 에이치엠엠(HMM)이 계약한 1만3천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12척(65만CGT, 1.8조원)이 포함돼 있다.
친환경 연료 추진선 수주는 작년 상반기(53만CGT) 대비 806% 늘어난 480만CGT로 전 세계 발주량(685만CGT)의 70.1%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19년 60.9%, 2020년 63.8%로 해마다 높아져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우위를 보여준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친환경연료 추진선은 엘엔지, 엘피지(LPG), 에탄, 메탄올, 바이오퓨얼을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을 뜻한다.
6월말 현재 수주잔량은 2673만CGT로 작년 6월말(1996만CGT)에 견줘 34% 늘었다. 2018~2020년 3년 간의 건조량(2609만CGT)보다 많다.
산업부는 “하반기 발주 예정인 엘엔지 운반선(카타르 가스공사) 등을 고려할 때 전 세계 발주 및 국내 수주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율운항선박 개발 사업, 친환경 선박 전체 주기 혁신기술 개발 사업 등을 통해 국내 조선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