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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북 이동전화 500만대 추정…활용도 높지만 인터넷·SNS 못해

등록 2018-07-23 07:07수정 2018-07-23 19:24

북한의 정보기술 이용 환경

단말기 노동자 월급 석달치 불구
상업활동 필수적 도구로 선망대상
2018년 4월 17일, 평양 중구역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재일조선총련합예술단공연’의 관람을 마친 관객들이 극장을 나서고 있다. 많은 이들의 손에 손전화가 들려 있다. 통일TV 진천규 대표 제공.
2018년 4월 17일, 평양 중구역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재일조선총련합예술단공연’의 관람을 마친 관객들이 극장을 나서고 있다. 많은 이들의 손에 손전화가 들려 있다. 통일TV 진천규 대표 제공.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6월12일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재미 언론인 진천규씨는 북핵위기가 고조되던 지난해 10월 평양을 방문하고 최근 방북취재기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를 펴냈다. 이 책에는 평양 시민들의 일상이 생생한 사진과 글로 담겨 있는데, 걸어가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평양시민의 모습이 남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의 정보기술과 사용환경은 어떤 수준일까?

■ 북한의 정보기술 현황

폐쇄국가 북한의 정보기술 능력이 국제사회에서 주목받은 사건은 2014년 11월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이다. 아직도 해커집단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니픽처스가 북한 지도자의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영화 <인터뷰>를 제작배급하는데 북한이 강력반발해왔다는 점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을 해킹 배후로 지목하면서 북한의 해킹 실력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북한은 김정일시대부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적극적으로 컴퓨터 기술을 개발해왔다. 오픈소스와 리눅스를 기반으로 자체 컴퓨터운영체제(OS)인 ‘붉은별’을 개발해 업그레이드해오고 있으며 조선콤퓨터센터와 평양정보센터, 조선압록강기술개발회사 등의 조직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연구 및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북한은 1998년 중학교 4학년부터 컴퓨터교육을 의무화하고 김일성대학, 김책공대, 평양과기대, 함흥컴퓨터기술대 등의 교육기관을 통해 연간 1만명 수준의 정보기술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외교사절과 연구인력 등 당국이 허가한 특수집단 외에는 일반인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 일반 국민들은 1997년 개통한 국내 인트라넷인 ‘광명망’에 접속해 북한 정부가 관리하는 각종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던 시기의 피시(PC)통신 서비스와 유사하다.

■ 이동통신과 인터넷 환경

북한에도 이동통신과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일반인의 이용이 늘고 있다. 북한에서는 2008년 이집트 이동통신사 오라스콤이 북한회사와 함께 고려링크를 설립해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2012년엔 제2이통사 ‘강성네트’가, 2015년엔 제3이통사 ‘별’이 세워져 이통3사 체제이고 3세대(3G) 망을 사용한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의 2016년 통계엔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가 361만명이다. 지난해 ‘북한 유무선 통신서비스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김봉식 부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500만명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에서 개인간 상업활동이 활발한데 스마트폰은 장사의 필수도구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2500만명 북한 인구중 약 20%가 이동전화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셈으로, 한두 가구당 1대꼴이다.

덴마크 개발자가 2018년 초 방북 뒤 공개한 스마트폰 아리랑의 첫 화면 앱. 크리스텐슨 트위터 제공.
덴마크 개발자가 2018년 초 방북 뒤 공개한 스마트폰 아리랑의 첫 화면 앱. 크리스텐슨 트위터 제공.
북핵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재가 가해지고 있지만 북한은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를 자체생산해 보급하고 있다. 북한은 아리랑, 진달래, 평양 등 다양한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생산해 보급하고 있다. 올해초 보급된 아리랑171은 안드로이드7.1.1(누가)을 운영체제로, 램(RAM) 4기가 롬(ROM) 32기가에 데카(10)코어 2.6㎓의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화면은 5.5인치, 카메라는 13메가픽셀의 해상도로, 하드웨어상 세계시장 제품과 큰 차이가 있는 수준은 아니다.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은 북한의 일반 노동자 임금의 석달치 월급에 해당해, 북한에서는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스마트폰이지만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고 카카오톡과 같은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쓸 수 없다는 게 특징이다. 자체개발한 각종 게임과 사전, 내비게이션 등이 앱 형태로 깔려 있어 사진촬영, 동영상시청, 음악감상, 게임 등의 용도로 주로 활용된다. 덴마크 개발자 크리스티안 부데 크리스텐슨이 올 1월 북한을 방문한 뒤 ‘아리랑’ 화면에 깔린 앱을 소개해, 북한의 스마트폰 이용실태가 알려졌다.

북한이 2018년초 개발해 공개한 스마트폰 최신기종 아리랑171의 성능. 조선의 오늘.
북한이 2018년초 개발해 공개한 스마트폰 최신기종 아리랑171의 성능. 조선의 오늘.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없지만 이용자들은 ‘통보문’(문자메시지)을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한다. 북한 스마트폰으로는 인터넷을 쓸 수 없지만 중국과의 접경지대에서는 중국에서 개통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북한관련 매체의 한 탈북 기자는 “북한 스마트폰으로는 인터넷을 쓸 수 없지만 깔린 앱을 통해서 <로동신문> 등 일간지 보도와 각종 도서, 작물재배법 등 다양한 자료를 이용할 수 있어 일반 주민들의 상식 수준을 올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어, 북한 지도부의 이런 방침이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김유향 과학방송통신팀장은 “북한에선 스마트폰으로 이용가능한 정보가 체제홍보성 정보 등에 국한되어 있지만 정치사회적 변화의 계기가 있을 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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