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터넷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스피커를 놓고 맞붙었다. 일단 초반 흥행은 카카오가 앞선 모양새다.
카카오는 7일 오전 11시 인공지능스피커 ‘카카오미니’의 정식판매를 시작했는데, 9분 만에 준비된 수량 1만5천대가 모두 판매됐다. 카카오 쪽은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이달 안으로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카카오미니 소비자가격은 11만9천원이지만, 음원서비스 멜론의 정기결제 이용자는 4만9천원에 살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타사의 인공지능스피커 판매 추이 등을 감안해 1만5천대를 준비했으나 예상보다 판매 속도가 빨랐다”며 “멜론과 카카오톡과 연동돼 있다는 점, 앞으로 카카오택시 등 카카오의 생활서비스들과 연결된다는 점이 인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과 어피치의 피규어가 제공되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26일 인공지능스피커 ‘프렌즈’를 내놓았고, 출시 23시간 만에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날 “꾸준히 판매가 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판매량은 밝히지 않았다. 프렌즈는 네이버 캐릭터인 ‘브라운’과 ‘샐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정가는 12만9천원이며, 네이버뮤직 1년 이용권(9만9천원)과 함께 9만9천원에 판매한다. 네이버는 프렌즈 경쟁력으로 내장 배터리가 있어 휴대가 가능하고, 네이버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검색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프렌즈에 앞서 개발한 인공지능스피커 ‘웨이브’도 판매 중이다.
인공지능스피커는 최근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국내외 주요 업체들은 자사 인공지능 플랫폼을 탑재한 인공지능스피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통신업체인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지난해 9월 ‘누구’를 가장 먼저 내놓았고, 지난 1월에는 케이티(KT)가 ‘기가지니’를 출시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달 기준 30만대가량을 판매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