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단말기 평균 판매가격이 해외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8 사전체험 행사장 모습. 삼성전자 제공
고가폰(프리미엄폰) 비중이 해외보다 3배 가까이 높을 정도로 국내 휴대폰 시장이 고가폰 중심이어서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발표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해외의 프리미엄폰 시장 비중은 약 32%인 반면, 국내는 87.9%에 달했다. 가트너는 단말기를 프리미엄폰, 베이직폰, 유틸리티폰으로 구분했는데, 전세계적으로는 각각 시장의 3분의 1 정도씩 차지한 반면, 우리나라는 프리미엄폰이 월등히 높고, 유틸리티폰(3~4만원대) 시장은 아예 없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국내 단말기 평균 판매가격(ASP·전체 단말기 매출을 출하량으로 나눈 수치)은 514달러(약 58만5천원)로 해외 단말기 평균가격(197달러, 약 22만4천원)보다 2.6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사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국내 단말기 판매가격은 평균 508달러로, 해외 평균 223달러보다 2.3배 높았다. 엘지전자는 국내 판매가격은 평균 361달러인 반면, 해외는 평균 176달러로 2.1배 높았다. 제품이 대부분 프리미엄폰인 애플은 2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국내 판매가가 45달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고가폰 위주의 단말기 시장은 국내 소비자들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변재일 의원이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지난달 12~22일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7.4%가 엘티이(LTE)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60대 이상에서도 70.7%가 엘티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었다. 제조사별로는 삼성이 63.8%로 가장 많았고, 엘지 19.7%, 애플 11.9%, 기타 4.6% 순이었다. 삼성과 애플의 단말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단말기 할부금을 지출하고 있었다. 3만원 이상 단말기 할부금을 납부하는 비중이 평균(56.5%)에 비해 삼성(60.2%)은 3.78%, 애플(82.6%)은 26.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재일 의원은 “제조사들이 해외에서는 유틸리티폰 등 저가폰을 많이 판매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프리미엄폰 위주의 단말기 판매 전략을 펴고 있어 국내의 평균 단말 판매 가격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높은 단말기 가격이 가계 통신비 부담을 키우고 있는 만큼, 저가의 단말기 보급을 확대해 국민의 단말기 선택권을 확대시키고 저렴한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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