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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바둑계 은퇴’ 알파고 “새 치료법 연구 찾겠다”

등록 2017-05-28 11:08수정 2017-05-28 20:15

인간계 최고 고수 연파 뒤 새 목표
알파고 아버지 “에너지 효율화와
새 치료법, 혁신 소재 발명 돕겠다”
페어전 통해 인간과 협업과제도 남겨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인간계 최고의 바둑 고수 중국의 커제 9단을 이긴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계를 은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찾거나 에너지 소비를 현저히 줄이는 ‘새로운 도전’에 들어간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이자 창업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27일 “바둑의 고향인 중국에서 세계 최고의 기사들과 함께한 대국들은 바둑경기 참가 프로그램으로서 알파고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이었다. 따라서 바둑의 미래 서밋은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고의 아버지인 하사비스는 “알파고 연구진은 다음 도전에 열정을 쏟을 것”이라며 “새로운 치료법을 찾거나, 에너지 소비를 현저히 줄이거나, 새로운 혁신적인 소재를 발명하는 등 과학자들이 세계의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고급 범용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도전을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서울 대국에서 한판만 내주고 이긴 알파고는 올해 중국에서는 커제 9단을 완파하며 더이상 바둑 인간계에서는 상대가 없음을 알렸다. 바둑기사 김성룡 9단은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대국을 보고 “이세돌 9단과의 대국 때에는 처음부터 인간이 유리하다는 마음가짐이어서인지 인간이 비장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알파고의 실력을 알고 시작한 대회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인간 쪽이 위축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고 평했다. 딥마인드는 “바둑의 미래 서밋 폐회를 맞아 전세계 바둑 팬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며 누리집을 통해 “50개의 알파고 자체 대국을 공개한다”고 했다.

업그레이드된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대전을 한 중국의 커제 9단. 바둑 세계 순위 1위인 그는 알파고를 상대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업그레이드된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대전을 한 중국의 커제 9단. 바둑 세계 순위 1위인 그는 알파고를 상대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또 이번 바둑의 미래 대국은 인공지능의 인간과의 경쟁 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협업도 내다볼 수 있는 과제도 남겼다. 바둑의 미래에서는 알파고A가 중국의 바둑기사 구리 9단과 한 팀을 이루고, 알파고B가 롄샤오 8단과 한 팀을 이뤄 대결하기도 했다. 김성룡 9단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페어 바둑이었다. 앞으로의 인공지능은 인간과 협력 관계 모델이 어떻게 제시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이 공포스러워할 수도 있고 굉장히 필요한 친구로서 다가갈 수도 있다”고 평했다.

한때 복잡하고 창의적인 바둑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바둑을 접수하고 힘을 보여준 인공지능은 새로운 탐사에 들어간다. 인공지능의 목표는 게임이 아니다. 딥마인드를 인수한 구글은 인공지능의 장점을 설명하는 톡톡한 홍보 효과도 누렸다. 하사미스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치료법과 에너지 등에서 상당한 양의 새로운 지식과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이는 몹시 중대한 발견이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 지 매우 기대된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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