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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유튜브 광고 거부는 디지털 절대권력 통제법

등록 2017-04-03 18:11

히브리대학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지난해 <호모 데우스>라는 책을 펴내, 신과 같은 존재가 된 인간에 대해 다룬다. 하라리가 말하는 ‘신이 된 인간’(호모 데우스)은 모든 인간의 데이터를 갖고 있어 과거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사회의 빅브러더이다. 하라리가 지목하는 호모 데우스는 바로 구글과 같은 초거대 글로벌 정보기술기업이다. 모든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으며 뛰어난 효율성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인간의 의존과 신뢰가 종교와 같은 수준이 되는 미래라는 예측이다. 사람과 사회가 만들어낸 개념과 도구이지만 절대적 힘과 신뢰를 갖게 되어 결국 사람과 사회를 통제하게 된다는 논리다.

빅브러더를 닮아가는 거대 정보기술 기업을 인간이 통제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가능성을 최근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유튜브 광고 거부운동이다. 영국 신문 <더 타임스>가 지난 3월17일 인종혐오나 극단주의 세력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에 영국 정부와 세인즈베리, 로레알 등 광고가 게재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게 발단이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은 내용에 따라 자동으로 광고가 붙는 시스템인데, 백인 우월주의 단체나 이슬람 강경세력의 영상에 광고가 게재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튜브 광고는 극단주의 세력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광고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행위가 됐다. 국내도 마찬가지여서 혐한 유튜브 동영상에 국내 기업 광고가 붙은 사례가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에이티앤티(AT&T), 버라이즌, 맥도널드, 폴크스바겐, 존슨앤존슨, 마크스앤스펜서, 제이피(JP)모건체이스, 로레알, 도요타, 펩시코, 월마트, 스타벅스, 비비시(BBC) 등 단기간에 300곳 넘는 광고주가 유튜브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구글은 즉시 사과하고 부적절한 영상에 광고가 붙지 않도록 광고주에게 통제 권한을 더 주고 모니터링 강화와 소프트웨어 개선을 약속했다. 기술이나 사람의 개입을 통해 유튜브 광고 중단 사태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광고 거부 사태가 알려주는 것은 강력한 권력을 지닌 거대 기업을 사회가 통제하는 방법으로는 광고 거부나 불매운동과 같은 이용자로서의 집단적 행동이 무엇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기술에 대해 제대로 알고, 그에 기초해 행동하는 것이 기술의 현명한 사용법이자 통제법이라는 것을 유튜브가 다시 일깨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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