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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인터넷 설치·수리기사들 정규직 된다

등록 2017-03-27 11:29수정 2017-03-27 20:16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홈고객센터, 31일까지 직접 고용
LG U+, 상반기까지 정규직 전환…티브로드, 되레 도급 늘어
박대성 희망연대노조 위원장 “다단계 구조에서 겨우 한단계 줄어”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 홈 고객센터 개인도급기사 정규직 채용 협약식에서 이해조 에스케이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장(왼쪽)과 이상수 협의회 회장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 홈 고객센터 개인도급기사 정규직 채용 협약식에서 이해조 에스케이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장(왼쪽)과 이상수 협의회 회장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초고속인터넷 업체인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와 위탁계약을 맺은 협력업체들이 개인사업자 형태로 일해온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들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한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 협력업체인 홈고객센터 노사는 개인도급 형태로 일해온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 1천여명을 31일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내용의 협약식을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었다. 협약이 맺어지는 데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에스케이브로드밴드 고객센터와 도급계약을 맺은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가 전신주 작업을 하다 추락해 숨진 뒤 인터넷 설치기사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개인도급 형태의 계약이 문제로 지적됐다. 개인도급 기사들에게 케이블티브이·인터넷·집전화를 설치하고 수리하는 업무를 시키는 것은 정보통신공사업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보통신공사업법은 정보통신설비의 설치·유지 사업자는 1억5천만원 이상의 자본금과 사무실을 보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설치·수리 기사들 대부분은 이런 조건과 맞지 않는다.

희망연대노조에 가입된 설치·수리 기사는 약 9000명이다. 이 가운데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기사는 엘지유플러스(LG U+) 쪽 1300여명, 티브로드 쪽 700여명, 딜라이브 쪽 200여명 등 2700여명으로 추산된다. 희망연대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씨제이(CJ)헬로비전 쪽은 2000여명 이상이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지유플러는 올해 상반기까지 설치·수리 기사들의 정규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엘지유플러스 관계자는 “지역별 고객센터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울 지역은 이달 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고, 지방은 상반기까지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브로드는 도급계약이 2015년 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근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장은 “원청업체인 티브로드가 하청업체인 고객센터에 고정적으로 지급하던 수수료 체계를 건당 체계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며 “도급으로 전환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다며 도급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대성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에스케이브로드밴드 고객센터 설치기사 정규직 전환은 다단계 구조에서 겨우 한 단계 줄어들었을 뿐”이라며 “결국 원청이 노동자를 책임지는 구조가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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