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가 스마트폰을 통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두면 될 텐데 왜 계속 스마트폰을 켜놓아 괴롭힘을 사서 당하는지 모르겠네요.
A. 스마트폰 대중화로 아이들은 새로운 형태의 폭력과 괴롭힘에 쉽게 노출됩니다. 스마트폰이 없었을 때는 학교에 있는 시간이나 불량 청소년들의 눈에 띄어야 괴롭힘을 당했는데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24시간 괴롭힘당할 여지가 생긴 것이죠.
부모님들은 ‘스마트폰을 꺼두면 괜찮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락을 받지 않으면 다음날 몇 배의 괴롭힘을 감수해야 하니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켜둘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사이버상의 언어폭력이나 괴롭힘은 피해자들의 상처가 눈에 보이지 않고 주로 비방이나 따돌림, 무시, 공개적 망신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가해자 입장에서는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난이라고 여겨 별것 아닌 일에 유난을 떠는 것으로 심각하지 않게 일을 처리하거나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학교 폭력의 한 부분으로서 다뤄지는 것을 넘어 사이버 폭력의 유형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는 걸 말해줍니다. 욕설이나 빈정거림 같은 언어적 괴롭힘을 넘어 비언어적 괴롭힘, 신체적·관계적 폭력 등이 사이버상에서 더욱 은밀하고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연결되어 폭력을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의 폭력은 현실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스마트폰을 통해 더욱 은밀하고 교묘하게 피해자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죠.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결합해 피해자를 24시간 괴롭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고통받고 있다고 판단되면 빠른 조처가 가장 중요합니다.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건강하게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결정적 시기입니다.
부모님이 살던 시대에서는 오프라인에서 면대면으로 타인과 의사소통하며 정체성을 확립시키며 성장했습니다. 반면 요즘 아이들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환경이 결합된 복잡 미묘한 관계망 속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가야 하기에 훨씬 더 난해한 과정 속에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부분을 인정해주시기 바랍니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바람직하게 성장할 수 있는 가치와 인격을 스스로 길러나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형태 깨끗한미디어를위한교사운동 정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