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대역 사물인터넷 상용화 공동 추진
먼저 전국망 구축한 SKT ‘로라’에 대항
먼저 전국망 구축한 SKT ‘로라’에 대항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는 서울 케이티 사옥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물인터넷 부문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두 회사는 내년 초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상용화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칩셋·모듈·단말기 등 사물인터넷 핵심 제품 구매와 글로벌 기구 활동도 공동 진행한다. 또 사물인터넷 통신망 기술 표준화도 함께 추진하며 내년에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두 회사가 협력에 나선 것은 1위 이통사업자 에스케이텔레콤(SKT)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 7월 ‘로라’ 기술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 전국망을 먼저 구축한 에스케이텔레콤에 정면 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김준근 케이티 기가 사물인터넷 사업단장은 “두 회사 역량을 합치면 훨씬 용이한 생태계를 만들고, 비용을 절감해 경쟁력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은 연결된 기기 수가 많기 때문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주고받으면서 비용이 저렴한 통신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두 회사가 상용화를 추진하는 협대역 사물인터넷은 기존 엘티이(LTE) 대역을 이용한다. 협대역 사물인터넷은 통신제한 지역이 적고 속도가 빠른 반면 단말기가 비싼 게 단점이다. 두 회사는 차량 위치나 빈 주차공간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파킹’, 수도·가스·전기 사용량을 원격 검침하는 ‘스마트 미터링’ 등의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지난 7월 1천억원을 들여 구축한 로라 사물인터넷망은 별도 대역(920MHz)을 쓴다. 로라는 협대역 서비스보다 단말기가 싸지만 비면허주파수대역을 써 주파수 간섭이 있을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로라망을 통한 최초 제품인 위치추적장치 ‘지퍼’를 1일 출시했다. 가로·세로 5㎝ 크기인 단말기를 사람이나 사물에 부착하면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월 이용료는 5500원이다. 어린이나 치매 노인, 자전거 등에 부착할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연말까지 로라망을 통한 서비스를 3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협대역 사물인터넷과 로라는 세계 기술표준 싸움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중국 차이나모바일, 미국 에이티앤티(AT&T)와 티모바일, 영국 보다폰 등 대형 통신사들이 협대역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국제로라협의회에는 세계적으로 400여 업체가 가입해 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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