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이상 연소’ 현상은 삼성전자 실적 하락 등 단기 효과와 함께 갤럭시 스마트폰 브랜드 가치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12일 “삼성전자가 사용권고 조처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강제적 수준의 전량 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갤럭시노트7의 폭발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도 알아서 대여폰으로 바꾸라는 권고는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실제 갤럭시노트7 폭발 사례는 삼성전자의 리콜 결정 뒤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외신을 통해 계속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하향시키는 것도 갤럭시노트7에 대한 소비자 구매 심리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배터리를 바꾼 새 제품으로 교환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사용중지 권고 뒤 갤럭시노트7 개통 철회로 마음을 바꾼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판매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내린 사용중지 권고는 이케아 서랍장 리콜에서 보듯이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항공사들이 갤럭시노트7 기내 충전·사용 금지와 수화물 반입 금지에 나선 것도 삼성전자에 악재다.
물론 매출과 실적 여파에 대해선 수습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갤럭시에스(S)에 견줘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 내부적으로 배터리 폭발 이슈만 잘 가라앉으면 실적에는 크게 문제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새로 나온 아이폰7이 혁신적이지 않다는 평이 많아 삼성전자는 이전에 출시한 갤럭시에스7으로 대응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문제가 불거진 뒤 신형 스마트폰 출시를 앞당기기 위해 협력업체 등에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단기 매출 하락보다 더 고심하는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다. 9월2일 대규모 리콜 결정을 통해 노렸던 신뢰도 회복 효과가 사용중지 권고로 효과가 바랜 탓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프리미엄급 시장의 전략 스마트폰으로 갤럭시에스 시리즈와 갤럭시노트를 내세우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갖춘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과 함께 프리미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중국 업체 등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범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고 들어오고 있어 프리미엄 시장은 삼성에 갈수록 중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은 갤럭시 전체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삼성에스디아이(SDI)와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품질 관리로 애플 아이폰에 대응했다. 그러나 믿었던 삼성에스디아이(SDI) 배터리에서 이번에 문제가 발생했다. 일시적으로 중국산 배터리로 교환한다 하더라도 갤럭시노트7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아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요한 건 다음주에 나오는 새 제품이다. 배터리를 바꾼 새 갤럭시노트7으로 교체가 아무런 문제 없이 된다면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 김효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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