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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샤오미 자전거가 360만원…‘대륙의 실수’는 끝났을까?

등록 2016-03-25 11:37수정 2016-03-25 13:54

치사이클 R1. 샤오미 누리집 갈무리
치사이클 R1. 샤오미 누리집 갈무리
[뉴스 AS]
‘가성비 끝판왕’ 샤오미가 내놓은 고가 자전거, 누리꾼들 ‘설왕설래’
가격·성능 돋보이지만…“안정성 검증 안 됐다” 브랜드 경쟁력은 ‘글쎄’
지난 22일 중국의 IT 기업 샤오미가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자전거 ‘치사이클(QiCycle) R1’이 화제입니다. 치사이클 R1은 오는 5월10일부터 정식 판매될 예정입니다. 이 제품은 샤오미가 투자한 자전거 생산 스타트업인 ‘아이라이딩(iRiding)’이 만들었습니다. 샤오미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개발비를 모금했는데, 지금까지 목표액의 3배가 넘는 6억7000여만원(376만위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치사이클 R1은 약 360만원(1만9999위안)짜리 고급 자전거로, 지금까지 나온 샤오미의 제품 가운데 가장 비쌉니다. 지난해 말 뛰어난 가격 대 성능 비(가성비)와 멋진 디자인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36만원(1999위안) 상당의 전기 자전거 ‘운마 C1’의 10배 가격입니다. 애초 치사이클 R1이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최고급 전기 자전거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으나, 막상 발표된 제품은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보통 자전거’였습니다.

운마(윤바이크) C1. 샤오미 누리집 갈무리
운마(윤바이크) C1. 샤오미 누리집 갈무리

샤오미 누리집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한 누리꾼 가운데 일부는 “대륙의 실수는 끝났다”, “중국에서 누가 300만원이 넘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실망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전기 자전거라면 모르겠는데, 샤오미와 자전거가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다”는 혹평도 나왔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가성비는 압도적

하지만 자전거 애호가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샤오미 특유의 가성비가 여전하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차체(프레임)와 바퀴(휠세트), 구동계 등 값비싼 부품들의 구성을 따져보면 상당히 저렴하다고 말합니다.

치사이클 R1의 프레임과 휠세트는 가볍고 단단한 탄소 섬유(카본 파이버)로 만들어졌습니다. 자전거 프레임은 1㎏ 미만이면 ‘가볍다’는 평가를 받는데, 치사이클 R1의 프레임은 850g에 불과합니다. 전체 무게 역시 7㎏로 국제사이클연맹(UCI)이 주최하는 각종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무게 하한인 6.8㎏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프레임과 휠세트만으로도 200만~300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 자전거에서 가장 비싼 부품은 일본 시마노의 전자식 구동계인 ‘울테그라 Di2’ 그룹세트입니다. 변속 레버를 밀고 당기는 대신 버튼만 누르면 빠르고 정확하게 변속할 수 있어 동호인들뿐만 아니라 프로 사이클 선수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많은 자전거 애호가들은 이 자전거 부품값을 합하면 500만~600만원 정도의 가치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도축(완제품에서 부품을 분해한 뒤 거래하는 행위)을 해도 이익’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헬스 케어’ 분야에 대한 샤오미의 집념

치사이클 R1에는 페달을 밟는 힘(출력)을 수치로 보여주는 ‘파워 미터’가 기본으로 달려 있습니다. 파워 미터는 일반적이지 않은 고가 액세서리로, 속도계나 심박계 등과 함께 사용하면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한 것처럼 운동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R1에 장착된 허브 내장형 파워미터. 샤오미 누리집 갈무리
R1에 장착된 허브 내장형 파워미터. 샤오미 누리집 갈무리

샤오미는 치사이클 R1과 함께 △속도 △주행거리 △분당 페달링 횟수 △심박수 △출력을 종합해 측정할 수 있는 운동 관리 앱 ‘치클라우드’를 함께 발표했습니다. 치사이클 R1의 성격이 전기 자전거 ‘운마 C1’이나 전동휠 ‘나인봇 미니’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개인용 이동 장치)’보다 ‘미밴드’나 ‘스마트 체중계’ 등 샤오미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헬스 케어 IT’에 가까워 보이는 이유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안전성, 약한 브랜드 경쟁력은 걸림돌

물론 우호적인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치사이클 R1의 안전성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뚜르 드 프랑스’나 ‘지로 디탈리아’ 등 세계적인 대회에서 프로 선수들이 내는 1마력 안팎의 초인적인 힘을 당연하다는 듯 버텨내 내구성을 꾸준히 입증해온 제품들과 다르다는 겁니다. 샤오미는 ‘국제사이클연맹의 인증을 받은 대만산 프레임’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만, 한편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만큼 내구성도 약하지 않겠느냐”, “대륙봉(대륙+카본. 제작사 불명의 중국산 저가 카본 프레임을 낮춰 부르는 표현)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가성비가 높다고 해도 자전거 시장에서 300만원이 넘는 가격대는 ‘명품’ 취급을 받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 브랜드와 직접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인데요. 레저 분야에선 단순히 좋고 싫음이라는 감성에 의해 선택하는 소비행동인 ‘감성 소비’, 흔히 충동구매라고 불리는 소비 행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싸고 질이 좋은 제품을 찾아다니면서 구매하는 이성 소비가 강력하지 않다는 거지요. 이런 상황에서 ’자전거 시장에 막 진입한 중국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이 선택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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