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의 에스케이(SK)텔레콤 부스 잠수함 가상현실(VR)체험존에서 관람객들이 22일(현지시각) 해저탐험을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글로벌 기업 수장들 ‘신뢰’ 강조
저커버그 기조연설 “사회공헌 기여”
에릭슨 NGO·대학 지원 사례 소개
삼성은 세계 최초 제품 개발사 전시
‘모바일은 창조적 파괴’ 토론회도
저커버그 기조연설 “사회공헌 기여”
에릭슨 NGO·대학 지원 사례 소개
삼성은 세계 최초 제품 개발사 전시
‘모바일은 창조적 파괴’ 토론회도
#1.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미국 애틀랜타 차타후치 강의 수질을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를 돕는 기술을 선보였다. 비정부기구가 직접 고가의 수질측정기를 들고 650㎞를 점검하던 것을 에릭슨이 앉아서도 실시간 측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6000~1만5000달러의 수질측정기 대신 500달러의 수질측정 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모뎀과 연결한 기술을 비정부기구에 전달한 것이다.
#2. 삼성전자 전시장에는 1988년 자체 개발한 휴대전화(SH-100) 등 과거의 제품부터 2016년 갤럭시S7·S7엣지에 이르기까지 30여년간 만들어낸 제품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갤럭시S6 등 최신 제품을 자랑하던 모습에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내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에까지 발전한 모바일 산업에서 삼성전자가 우리 일상에 가져온 의미있는 혁신을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각) 막을 올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제품이나 기술을 내세우기보다 자사의 철학을 강조하는 사례가 많았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정보통신시장에서는 제품 경쟁력뿐만 아니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3년 연속 행사에 참석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무인기(드론)와 레이저빔 등을 통해 저개발국가에 인터넷 연결 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0억명이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공간에 살고 있다”며 “3~6개월 안에 보잉747 크기의 날개가 달린 태양열 드론을 선보여 사람들이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공익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Good)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비정부기구나 대학을 지원한 사례를 내보였다. 삼성전자는 요란하게 최신 제품을 선보이는 대신 세계 최초 제품들을 개발한 역사를 통해 후발주자들보다 한단계 우위임을 드러냈다.
이날 ‘모바일은 창조적 파괴(disruption)’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업 수장들도 신기술이 사회공헌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릭슨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반도체업체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최고경영자는 5세대(5G) 통신기술이 데이터 속도 향상은 물론 끊기지 않는 신호로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5G는 4세대 엘티이(LTE) 기술보다 270배 빠른 차세대 통신기술을 말한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는 “여전히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이 많다”며 “더 많은 사람들을 이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고 5G는 도로·수로처럼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러재니치 최고경영자도 “드론이 일반화된다면 통신환경이 안 좋은 곳에서도 연결돼야 한다”며 “5G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재난 상황을 파악하려는 무인기가 제대로 작동하는 등 인도적 지원에서도 신뢰성 있는 기술 발달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셈이다.
이러한 ‘신뢰 마케팅’은 기업의 성장과도 연결된다. 에릭슨은 미국 비정부기구를 도운 사례를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와 상업화할 계획이다. 페이스북 역시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사용자와 사용자가 활용하는 콘텐츠 역시 늘어난다.
바르셀로나/이정훈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왼쪽부터 진행을 맡은 시시에스(CCS)의 숀 콜린스 대표, 에릭슨의 한스 베스트베르그 최고경영자(CEO), 에이티앤티(AT&T)의 랄프 드 라 베가 부회장,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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