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줄었지만 다른 나라보단 덜해
휴대전화·반도체 선방, TV는 약세
휴대전화·반도체 선방, TV는 약세
한국 전체 수출의 위축 분위기 속에 위기론이 피어올랐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지난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2015년 정보통신기술 분야 수출 실적’을 집계해 발표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1.9% 줄어든 1729억 달러(약 206조원), 수입은 3.6% 늘어난 913억 달러로 전체 무역 수지는 816억 달러(약 97조원) 흑자를 봤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 분야 성장률이 -5.8%(시장조사업체 가트너)였던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표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사이에서 정보통신기술 분야 교역 규모는 전년에 견줘 6.2% 감소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1~8월 국가별 정보통신기술 수출액 순위를 보면, 1위는 중국으로 7280억 달러(약 869조원)를 달성하며 전년 대비 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규모에서 ‘빅5’ 상위권에 오른 나라들은 중국을 빼곤 모두 수출 규모가 줄어들었다. 2위에 오른 미국은 수출액이 1.5% 감소해 1690억달러에 그쳤다. 이어 한국이 1136억달러(-0.004%), 독일 1119억달러(-11.2%), 일본 858억달러(-8.0%)로 뒤를 이었다. 한국만 감소세가 미약했을 뿐 나머지 세 나라는 큰폭으로 감소한 게 눈에 띈다.
품목별로 보면 휴대전화와 반도체는 선방했지만,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티브이(TV)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미 같은 스마트폰 분야 중국기업들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년 수준을 지속했으며, 하반기에는 휴대전화 부품들의 수출이 늘면서 전년 대비 9.8% 성장한 290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반도체도 0.4% 소폭 성장하며 629억달러어치를 팔았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감소한데다 중국이 저가 전략을 펴면서 수출액이 6.8% 줄어든 325억달러에 그쳤다. 디지털티브이도 26.1%나 감소하며 수출액이 50억달러에 머물렀다.
문제는 올해다. 세계적인 정보통신 분야 투자 둔화와 완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태블릿 기기의 판매 감소로 저성장이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더 매서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올해 성장률을 0.6%로 내다봤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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