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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구글처럼 혁신하려면 야심찬 목표 세워라”

등록 2015-12-15 19:58수정 2015-12-15 21:03

새 CEO 순다 피차이 첫 방한 간담회


과학을 사랑하고 수줍음이 많았던 인도 남부 출신의 소년은 자라서 연 매출 660억달러(약 78조원)인 회사의 수장이 되었다. 올해 8월 구글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순다르 피차이의 얘기다.

자율주행차 등 쉼없이 혁신 추구
일상서 쓸 기술인가 늘 고민해야
다음 세대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
향후 구글 모든 제품에 스며들 것
위대한 일은 팀플레이로 이뤄져
한국 대기업, 혁신 창업가 영입을

취임 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가 15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200여명의 학생, 소프트웨어 개발자, 창업가 등과 ‘파이어사이드 챗’(fireside chat·난롯가에서 이야기하듯 가벼운 간담회)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평가받는 구글의 대표인 그는 “혁신은 야망에서 나온다”고 단언했다.

핀테크 기업 ‘에임’의 이지혜 대표가 사회를 본 이날 간담회의 핵심 주제는 ‘혁신’이었다. 구글은 그동안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겠다는 검색엔진 ‘구글’을 시작으로, 열기구를 띄워 세상의 모든 이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거나, 사람 없이 움직이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하는 등 끊임없이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피차이 대표는 그런 혁신의 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중요한 것은 야망에 찬 목표를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북스를 생각해보라. 구글북스는 세상의 모든 책을 스캔해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먼저 세웠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다. 훌륭한 사람들을 모아 무엇인가 원대한 목표를 세우면 그 집단의 문화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팀플레이’도 강조했다. “위대한 일들은 팀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한 고등학생이 물은 ‘성공을 위한 조언’에 그는 “당신보다 나은 사람들과 일하는 게 자신이 성장하는 방법”이라고 답했다. 그는 “기업의 성공은 개인의 성공과 다르다”며 “(함께 성장한) 팀이 없었다면 내 커리어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차이 대표는 그러나 이런 혁신이 얼토당토않은 “미친 짓”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좋은 예다. 누구나 사람들이 운전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 알고 있다. 우리는 앞서 이 기술이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훨씬 낫게 만들 수 있겠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구글에 입사한 피차이 대표는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 개발을 주도했고, 최고경영자가 되기 전까지 검색, 지도, 안드로이드 앱마켓 등 구글 제품과 서비스 전반을 총괄해왔다. 개발자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그는 이날 차세대 기술 가운데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앞으로 기존의 구글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기술로서 삶의 전반에 ‘임베드’(스며들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수많은 사진에서 수박을 검색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한 컴퓨터는 온전한 수박뿐 아니라 수박의 조각까지도 수박으로 인식하고 찾아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인공지능은 서비스 전반에 활용도가 높다.”

세계 검색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인터넷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앞으로 10년 뒤 구글의 미래를 그는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일까. “만인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창조성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는 게 그의 답이다. “지난 10년 동안 구글은 검색, 지도, 유튜브 등 다양한 제품을 서비스해왔다. 이런 제품들을 더 지능적으로 바꿔서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우리의 10년 미션이다.”

하지만 기술의 빠른 발전은 동시에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피차이 대표는 이런 우려가 ‘기우’라고 일축했다. “신기술은 항상 걱정을 낳는다. 자전거가 등장했을 때도 아이들이 집에서 멀리 나가 나쁜 일이 생길 수 있다며 위험하게 여기지 않았는가?”

피차이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혁신과 관련해 “삼성과 엘지(LG) 같은 한국의 기술기업들은 규모를 이루는 데 있어 훌륭하다. 앞으로 혁신 창업가를 영입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좋은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구글코리아는 이번 간담회를 제외한 피차이 대표의 방한 목적과 일정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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