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쉽고, 쓸 맛 내기 위해” 설명
이용자들 “우리 의사 무시” 반발
이용자들 “우리 의사 무시” 반발
트위터는 3일(미국 현지시각) 자사 서비스의 ‘관심글’ 기능을 ‘마음에 들어요’로 전격적으로 바꿨다. 관심글이란 여러 트위트 가운데 기억해 두고 싶은 트위트에 표시를 해 두는 기능으로, 기존에는 상징이 별표(★)로 되어 있었는데 이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실린 하트(♥)로 바꾼 것이다. 단순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트위터 애용자들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키운 사용자의 의사를 무시한 처사”라며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이날 피시(PC)로 트위터를 이용하는 경우 국내를 비롯해 세계 모든 이용자의 창에서 별표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하트가 차지했다. 다만 모바일 앱에선 아직 전면 도입되지 않았으며,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별표이든 하트이든, 둘 다 관심 있는 트위터 글에 표시를 해두고 시간이 지나도 자신의 계정 메뉴에서 모아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 면에서 차이는 없다. 트위터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변경 이유에 대해 “새 이용자들이 쓰기 쉽고, 또 쓸 맛이 나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위터 애용자들 사이에선 반발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여러 외신들이 전했다. 디지털 전문 매체 <매셔블>은 ‘트위터의 모욕적인 새 하트 버튼에 대한 최고의 반응은?’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에서 “회사는 (사용자로부터) 별을 뺏어갈 수 있겠지만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할 자유는 뺏지 못할 것”이라며 ‘하트’를 비꼬는 이용자들의 트위트를 모아 전했다. 미국 콜럼비아대 디지털 저널리즘 스쿨의 에밀리 벨 학장은 “이번 일은 트위터의 기존 슈퍼 이용자인 비판적 언론인들이 별표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트위터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라는 트위트를 날리기도 했다.
반발의 배경에는 트위터 커뮤니티를 성장시킨 실제 이용자들이 쓰던 별표의 맥락과 화법을 회사가 완전히 무시하고 하루아침에 바꾼 데 대한 분노가 자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은 별을 단순히 긍정적 관심의 표현만으로 쓴 게 아니다. 별표는 여러 번 오가는 대화를 마무리하는 뜻으로, 싫어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트위트에 대해서 ‘내가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라는 함의로 사용자들에 의해 변용되고 발전됐다. 이를 회사가 하루아침에 ‘마음에 들어요’라는 천편일률적 의미로 바꾸어버린 셈이다.
이번 변경 조처의 실질적 배경엔 수익 모델 창출에 대한 트위터의 고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좋아요’를 도입한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수치화한 뒤 광고를 파는 도구로 사용해왔다. 가치중립적인 별을 선호가 담긴 하트로 바꾼 것은 이런 식으로 광고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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