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IT

‘윈도 10’에서 국내 100대 누리집 중 18% ‘오류’

등록 2015-08-12 20:24수정 2015-08-13 08:01

결제·보안·인증 프로그램에서 문제
모든 은행·카드사 ‘엣지’에서 먹통
액티브엑스 등 비표준기술 의존 탓
‘윈도10’
‘윈도10’
국내 100대 누리집(웹사이트) 가운데 20% 가까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10’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려 10년 가까이 문제로 지적되어 온 액티브엑스(ActiveX)가 핵심적인 이유로,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불러온 사고라는 지적이 높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윈도10 출시 대응방안 마련 협의회’를 열고 행정자치부, 금융위원회,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포털사, 은행 담당 임원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윈도10은 국내 대부분의 데스크톱, 노트북 이용자가 쓰고 있는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의 차세대 버전으로,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부터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기존 버전의 무료 업그레이드를 진행중이다. 윈도 화면 오른쪽 아래의 윈도 아이콘을 클릭하면 원격으로 설치할 수 있다.

미래부는 이날 국내 민간 주요 100대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윈도10에 대한 호환성 긴급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82개는 정상 동작했지만 18개는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 가까운 사이트들이 제대로 작동을 못해 사용자들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를 일으킨 사이트들은 결제, 보안, 인증 프로그램들이 에러를 일으킨 경우들이라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이들이 액티브엑스와 같은 비표준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액티브엑스란 마이크로소프트가 1996년에 개발한 웹 서비스 구동용 기술로, 웹에서 여러 응용 프로그램들을 작동하는 데 쓰인다. 하지만 새 웹표준(HTML5)이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인터넷 환경에선 거의 퇴출되었는데, 국내에서만 유독 여전히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핵심에는 금융 결제에 주로 쓰이는 공인인증서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 뱅킹을 비롯 각종 전자상거래에 쓰이는 공인인증서는 비표준 기술에 의존한다. 예전에는 액티브엑스를 활용했는데,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에선 (쓰이지 않는 액티브엑스 탓에) ‘천송이 코트’를 사지 못한다”는 발언 뒤에 별도 실행(exe)파일을 설치해 구동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모두 비표준 기술들이다. 이 때문에 윈도10의 차세대 웹브라우저인 ‘엣지’에선 국내 모든 은행사와 카드사 사이트들이 먹통이다. 다만 엣지와 함께 지원하는 예전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11’을 통해선 이용이 가능하다.

이런 먹통 사태는 오래 전부터 예견되었다. 액티브엑스 문제는 멀게는 2007년 윈도비스타 출시 때부터 시작해 새 운영체제가 나오거나 웹 기술이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수시로 불거졌다. 하지만 정부는 그때마다 웹표준 기술로 전환하는 근본 해법엔 손 대지 않은 채 업체에 국내 이용자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안일한 땜질식 처방으로 문제를 키워온 측면이 크다. 미래부는 지난 4월에야 ‘민간분야 액티브엑스 개선 방안’을 발표해 2017년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 5일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통해 정부의 뒷북 대응을 질타한 바 있다. 입법조사처는 “정부 부처들이 액티브엑스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비표준화 기술을 활용하도록 하고 있는 제도적 원인 개선을 위해 정부 부처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래부·행정자치부·금융위원회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정부 웹사이트들조차 여전히 액티브엑스를 쓰는 안일한 자세로는 앞으로도 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 납품’ 외신 또 오보 1.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 납품’ 외신 또 오보

삼성 반도체 1분기 ‘적자전환’ 전망…연간 영업익 ‘반토막’ 가능성 2.

삼성 반도체 1분기 ‘적자전환’ 전망…연간 영업익 ‘반토막’ 가능성

마지막 ‘줍줍’…세종 무순위 아파트 3가구 120만명 몰렸다 3.

마지막 ‘줍줍’…세종 무순위 아파트 3가구 120만명 몰렸다

‘적자 수렁’에 갇힌 K배터리 4.

‘적자 수렁’에 갇힌 K배터리

슬금슬금 엔화 강세…20개월 만에 100엔당 950원 넘어 5.

슬금슬금 엔화 강세…20개월 만에 100엔당 950원 넘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