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이번에 선보인 반사체가 겹친 사진에서 풍경만 떼어내는 알고리즘의 예시 사진들. 창밖의 풍경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면 종종 자신의 모습도 함께 비친다(위 사진). 새 알고리즘은 여기서 찍는 사람의 셔츠 사진을 분리해(오른쪽 아래), 풍경(왼쪽 아래)만 깔끔하게 찍을 수 있게 한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구글·MIT 연구진 알고리즘 개발
겹친 부분 컴퓨터가 자동 제거
겹친 부분 컴퓨터가 자동 제거
스마트폰 등으로 사진을 즐겨 찍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햇볕이 드는 창에서 바깥 풍경을 찍을 때 유리창에 비친 자기 모습이 사진에 겹쳐 원하는 모습을 얻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글 연구진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은 이런 식으로 반사체가 겹친 사진에서 풍경만 깔끔하게 떼어낼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사진)을 개발했다고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각) 구글의 해당 프로젝트 누리집을 통해 밝혔다.
기존에도 이런 식의 장애물을 사진에서 지우는 일은 가능했다. 다만 포토샵 등을 이용한 고통스런 수작업을 거쳐야만 했다. 새 기술은 이런 과정 없이 컴퓨터가 앞의 이미지를 자동으로 걷어내 주는 점이 매력이다. 미 과학잡지 <파퓰러사이언스>는 알고리즘의 작동원리에 대해 “카메라를 옆으로 틀면 전면의 물체와 후면의 물체의 움직이는 정도가 다른데, 알고리즘은 연속되는 5개 화면을 입력받아서 이 (미세한) 차이를 감지해 전면의 상을 제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 층을 분리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앞쪽의 이미지만 얻는 것도 가능하다.
같은 원리는 다른 사진 촬영에도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철조망 너머 사진을 찍는 경우다. 전면의 철조망과 후면에 있는 피사체의 미세하게 움직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도 원거리의 사진만 깨끗하게 카메라에 담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술은 전에도 있었다. 삼성전자 갤럭시S4에 적용되었던 ‘지우개 모드’(eraser mode)이다. 사진을 찍었을 때 주변에 움직이는 사람이나 물체가 마치 유령처럼 잔상이 남아 보기 싫었던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 기술은 이런 움직인 부분들을 따로 설정해 지울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새 알고리즘은 이런 원리를 화면 전체에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새 기술은 ‘진짜’ 사진과 ‘조작된’ 사진의 경계를 허무는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퓰러사이언스>는 “자동으로 이미지를 바꿔주는 새 기술은 포토샵과 수정된 사진들이 그랬듯이 세상을 보는 우리 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시중에 아직 나와 있지 않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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