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고객 지키기로 전략 바꿔
기기변경 고객에도 같은 지원금
기기변경 고객에도 같은 지원금
이동통신 3사 모두 올 2분기 해지율이 1%대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도입 이후 이통시장이 번호이동 중심에서 가입자 유지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 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4일 2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이동통신 3사의 해지율을 확인해 본 결과 모두 1% 대로 전년에 비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지율이란 전체 가입자 가운데 해당 분기에 해지한 가입자 비율을 말하는데, 높을 수록 이용하던 통신사를 바꿔 갈아타는 소비자 비율이 높음을 뜻한다. 1위 사업자인 에스케이텔레콤(SKT)의 해지율이 1.3%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2분기의 1.9%에서 크게 낮아진 것으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케이티(KT)의 해지율은 지난해 2분기 2.3%에서 올해 1.8%로, 엘지유플러스(LGU+)는 2.1%에서 1.7%로 낮아졌다.
주요 이유로는 단통법 도입의 효과가 꼽힌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상대방의 고객을 뺏어오기 위한 번호이동 고객 대상 지원금이 집중되면서 해지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그런 요인이 사라진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단통법으로 번호이동과 기기변경(통신사는 그대로 유지) 고객에게 동일한 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장기 고객들이 받아오던 혜택을 포기하고 굳이 통신사를 옮길 이유가 없어진 점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단통법으로 보조금 경쟁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통사들이 ‘집토끼’(기존 고객) 지키기로 전략을 모두 선회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합상품(여러 통신 상품을 약정 기간을 두고 계약하면 싸게 주는 할인 방식) 혜택 강화를 통한 가입자 유지가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통 3사는 모두 단통법 이후 장기 고객 대상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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