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오른쪽 둘째)가 30일 오후 세종시에서 새로 출범한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무인제초 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에스케이(SK)그룹이 지원하는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는 첨단 영농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통해 ‘농업형 창조경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정보기술회사 ‘나래트랜드’의 최승욱 대표가 태블릿 피씨(PC)를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건네며 “이 버튼을 눌러보십쇼”라고 했다. 황 총리가 ‘2번 측량개폐기 열기’라는 버튼을 터치하자 원거리에 있는 비닐하우스 환기창이 자동으로 열리는 모습이 태블릿 화면에 나왔다. 농민이 원격으로 온도, 습도 등 작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물을 주거나 환기를 시키는 동작도 할 수 있는 ‘스마트팜’ 기능이다.
30일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었다. 혁신센터는 창조경제를 전국에 확산하겠다는 목표로 정부가 주도하고 대기업이 후원해 전국 시·도에 도입중인데 세종시는 14번째다. 이날 센터(세종시 조치원읍 옛 교육청사)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황 총리를 비롯, 김창근 에스케이(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이춘희 세종시장 등이 참석했다.
혁신센터는 ‘농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센터의 핵심 기능은 3가지다. 스마트팜을 핵심으로 하는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한 ‘창조마을’ 고도화 작업이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정부와 에스케이텔레콤 등이 협업으로 세종시 연동면에서 시범사업으로 벌이고 있는 창조마을 사업을 이 센터가 주도하면서 더욱 발전시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농산물 생산정보를 집적·제공하는 플랫폼 ‘신농사직설’, 농촌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 교육을 전하는‘스마트러닝’ 등이 포함된다. 참여 인사들은 센터를 둘러보며 창조마을 성패는 얼마나 농민들이 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느냐에 있다는 데 공감했다.
도시와 농촌을 정보기술로 연결하는 ‘도농상생’ 프로젝트도 이 센터가 해나갈 일이다. 정보기술을 활용한 로컬푸드 매장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로컬푸드란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농산물을 운반하는 데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와 환경 피해 등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에서, 자기가 사는 곳과 가까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운동이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농산물 운반거리가 가장 먼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혁신센터는 세종시가 추진하는 다품종·소량의 160여종 농산물을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지역 소비자와 연결하는 로컬푸드의 모범사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세종/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