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사물인터넷에 역점 밝혀
SKT는 ‘과거는 잊자’ 메시지 던져
KT는 ‘기가토피아’로 기본 강조
SKT는 ‘과거는 잊자’ 메시지 던져
KT는 ‘기가토피아’로 기본 강조
이상철 엘지유플러스(LGU+) 부회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치 창출이 고객 중심으로 바뀌는 통신시대 전환을 맞아 사물인터넷 분야 1위 기업으로 변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국내 이동통신 3사 수장이 모두 자사 차세대 전략을 공표했다. 고객가치와 사물인터넷 등을 공통의 열쇳말로 하는 비슷한 면이 있지만, 업계 역학과 자사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의 성격을 “미-센트릭(Me-Centric)”으로 규정했다. 미-센트릭이란 ‘내가 중심’이라는 말로, 소셜네트워크 분석 등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 부회장은 “가치 창출의 중심이 공급자가 아닌 고객으로 바뀌게 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 있는 어떤 기업도 여기에 따라가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엘지유플러스가 구체적으로 들고 나온 전략은 비디오와 사물인터넷(IoT)이다. 이 회사는 1일부터 ‘엘티이(LTE) 비디오포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의 비디오는 있는 비디오를 보는 게 전부였다. 포털은 각종 비디오들을 모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고객 맞춤형으로 이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 서비스 첫 대상은 가정이다. 동글(목적한 기능을 위해 컴퓨터 접속구 등에 꼽아 쓰는 소형 장치) 형태의 ‘사물인터넷 허브’ 단말기와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가전, 주방, 전기기기 등을 제어하는 식이다.
이로써 속도와 가격 경쟁 위주이던 과거 통신산업 시절에서 데이터와 인터넷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이통 3사의 차세대 통신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게 되었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SKT) 장동현 사장은 지난 4월 ‘3대 플랫폼’ 전략을 내놨다. 장 사장은 생활가치, 미디어, 사물인터넷 등 3분야의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히면서, “이동통신 산업이 최근 성장 정체와 소모적 경쟁 심화에 빠져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랜기간 점유율 50%의 1위 사업자로서 경쟁을 막고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과거는 잊자’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케이티(KT) 황창규 회장은 ‘기가토피아’를 내세웠다. 케이티는 기가 속도, 통신 인프라라는 기본을 특히 강조했다. 이는 전임 이석채 회장 시절 기존 통신산업을 탈피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으로 나섰다가, 결국 이 과정에 얽힌 비리 등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이어진 상황과 단절하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 됐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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