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초 컴퓨터 애플1(Apple I) 컴퓨터. 사진 위키피디아
남편의 유품 정리하다 애플 최초의 컴퓨터 버려
전세계 63대 존재…수집가들 사이에선 고가 거래
전세계 63대 존재…수집가들 사이에선 고가 거래
한 여성이 남편이 숨지고 난 뒤 유품 중에 있던 컴퓨터 ‘애플1’(Apple I·사진)을 실리콘밸리의 재활용센터에 내다버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애플1은 1976년 판매된 애플의 최초 컴퓨터로 현재 경매가는 20만 달러(약 2억2300만원)가 넘는다.
북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집 부근 실리콘밸리의 한 재활용센터에 한달 전 쯤 고물 전자기기들이 담긴 상자 2개를 내다버렸다. 이들 물품은 최근 숨진 남편이 차고에 보관하고 있던 유품들로 추정된다. <엘에이타임스>는 당국이 이 사실을 지역방송을 통해 확인했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상자 하나에 애플1이 담겨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 재활용센터가 이 컴퓨터 가치의 절반인 10만 달러를 돌려주고자 이 여성을 수소문 중이라고 전했다.
애플1은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당시 컴퓨터 제작 사교클럽에서 만나 의기투합한 뒤 상업적으로 판매하고자 처음으로 내놓은 컴퓨터다. 당시 컴퓨터는 소수 애호가들의 취미생활 쯤으로 취급됐다. 애호가들이 부분품을 사다가 조립해 쓰는 식이었다. 그런데 애플1은 거의 구동이 가능한 상태로 파는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당시 판매가는 666달러66센트였다.
그럼에도 애플1은 고작 200대가량만 판매됐다. 애프터서비스(AS)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워즈니악 정도였기 때문에 애플은 이후 다음 제품이 출시됐을 때 기존 판매제품을 교체하도록 유도했고 수거된 제품은 부숴버렸다. 위키피디아 집계를 보면 세계에 아직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1은 63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세계 수집가들 사이에 고가에 거래된다. 국내에선 제주도에 있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이 구동되는 애플1을 37만4500달러에 낙찰받아 보유중이다.
애플은 애플1 출시 이듬해 ‘애플2’(Apple II)를 출시했다. 애플2는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사상 첫 컴퓨터로, 이후 지금의 컴퓨터 세상이 열렸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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