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5조9800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을 올렸다고 29일 공시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5조2900억원)에 견주면 13.07%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악화됐던 실적이 최근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매출액은 감소해, 실적이 ‘V자형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47조1200억원으로 전 분기(52조7300억원)에 비해 11% 감소했음에도, 소비자가전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수익성이 나아지면서 영업이익율이 12.7%로 지난 분기(10%)에 비해 2.7%포인트 올라 영업이익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8조4900억원)에 비해선 29.56% 적다.
삼성전자 사업군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디지털솔루션(DS) 부문, 휴대전화 등 아이티모바일(IM) 부문, 소비자가전(CE) 부문 등 크게 셋으로 나뉘는데, 스마트폰 사업이 포함된 아이티모바일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아이티모바일(IM) 분야는 1분기 2조7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4분기 1조9600억원보다 40% 증가한 ‘깜짝 실적’이다. 삼성전자 쪽은 “갤럭시S5 등 직전 주력제품이 출시 뒤 오래되면서 전체적인 마케팅 지출이 줄고, 갤럭시A·E·J 등 중저가 모델이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이날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매 1위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삼성은 8320만대를 팔아 점유율 24%를 차지했다. 반면 경쟁사인 애플은 6120만대를 팔아 점유율 18%에 머물렀다. 삼성은 줄곧 애플을 앞서오다가 지난해 4분기 7450만대를 기록해 같은 물량을 판매한 애플에 따라잡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도 밝게 보고 있다. 초기 호평 속에 지난 4월11일 판매가 개시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엣지의 출시 실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엣지 등 하이엔드(고급) 제품의 비중 확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중저가 제품 판매 감소로 판매량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마케팅 비용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마트폰용 메모리 등 부품 매출 전망도 좋다. 에어컨 등 계절적 수요가 높은 제품의 매출이 일어날 시기이기도 하다.
경쟁사인 엘지(LG)전자도 이날 1분기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2751억원) 보다 10.9% 증가한 3052억원으로, 시장 전망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13조9944억원으로 전분기(15조2721억원)에 비해 8.4% 줄었다. 사업별로 보면 티브이(TV) 등이 포함된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이 62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스마트폰 부문(MC)은 영업이익 729억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에어솔루션(H&A) 부문은 229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엘지전자는 “울트라HD 등 프리미엄 티브이 제품 판매 비중이 늘고 전략 스마트폰 G4가 출시되면서 2분기에는 매출과 수익성에서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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