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제미니, 10개국 1000명 조사
“도입에 성공적” 평가는 27% 불과
“전통 사업영역 무너져” 답변 64%
“도입에 성공적” 평가는 27% 불과
“전통 사업영역 무너져” 답변 64%
세계 최고위급 임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6명은 “빅데이터는 내 산업 영역의 핵심가치”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분석기술이 보편적 경영의 요소로 자리잡아 가는 경향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술컨설팅기업 ‘캡제미니’(Capgemni
&EMC)가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10개 나라의 경영자급 임원 1000명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에 관해 설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59%는 기업이 보유한 빅데이터가 사업의 핵심가치라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지난 10일 이런 결과를 ‘크고 빠른 데이터: 통찰력으로 이끄는 사업’(Big & Fast Data: The rise of Insight-Driven Busines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내놓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 20일 주간동향으로 소개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필수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이 넘는 65%가 빅데이터를 경쟁력과 효율성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했다. 61%는 빅데이터가 자기 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주요소가 되리라고 보았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기존 사업방식을 개선하거나 파괴하는 것, 또는 데이터 자체를 파는 것 등 4가지 방식에서 동력이 되리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빅데이터가 할 것인가(if) 또는 언제할 것인가(when) 라는 질문을 지나 어떻게 할 것인가(how)라는 질문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위기감도 드러냈다. 64%는 빅데이터 기술의 도입으로 “전통의 사업 영역이 무너지고 있다”고 답했다. 53%는 데이터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으며, 27%는 전통적으로 다른 영역에 있던 기업들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느끼는 중요성에 비해 기업들은 아직 도입의 중간에 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3년 동안 빅데이터에 투입될 자금’에 대한 질문에 56%가 지난 시절 정보통신(IT) 영역에 투자한 모든 자금보다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30%는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통신, 기술 뿐 아니라 제조, 금융, 석유·가스 등 9개의 다양한 사업군 기업들을 망라해 진행됐다.
그러면서도 도입에는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자신들의 빅데이터 도입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임원은 27%에 불과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이미 구축된 내외부적 요소들로 꼽혔다. 보고서는 “기업 내부구조와 외부관계에서 비롯된 부처간 장벽들이 혁신의 도입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고 평했다. 3분의 1(36%)을 넘는 임원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정보통신(IT) 부서와 일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피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도입하는 기업에게 가장 큰 걸림돌로는 여전히 ‘빅데이터 전문가가 부족’(39%·복수 응답)하다는 점이 꼽혔다. 조사는 대개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일부 임원은 직접 인터뷰를 거쳤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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