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IT

간통죄 없어지자…‘바람 피우세요’ 애슐리 매디슨 재상륙

등록 2015-03-23 16:35수정 2015-03-23 19:56

온라인 연애 서비스 ‘애슐리 매디슨’ 누리집.
온라인 연애 서비스 ‘애슐리 매디슨’ 누리집.
국내 차단됐던 ‘기혼자 데이트’ 서비스 재개
‘표현의 자유 VS 불륜 조장’ 뜨거운 논쟁 중
‘애슐리 매디슨’이 돌아왔다. 이 유혹적인 누리집이 귀환하면서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와 한계가 얽힌 뜨거운 논쟁을 불러오고 있다.

애슐리 매디슨은 기혼자들을 주고객으로 캐나다에서 시작된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다.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을 피우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한때 화제가 되었던 이 누리집은 지난해 4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게 철퇴를 맞고 국내에서 차단되었다. “간통을 방조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다 지난 10일 차단이 해제됐다.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6일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방심위는 애슐리를 차단할 근거를 잃게 되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단체들은 환영했다. 오픈넷은 논평을 내어 “방심위는 심의규정으로 ‘선량한 풍속’을 만들어 불법이 아닌 정보들도 차단해 왔다. …애슐리 매디슨 차단 해제는 불법성을 기준으로 심의한다는 기준에 따른 것으로서 환영할 만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을 비롯한 12명의 의원은 재개 다음날인 11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내놨다. ‘불륜 조장 사이트 차단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개정안은 국가가 유통을 금지할 수 있는 불법정보에 ‘건전한 성풍속을 해치고 가정해체를 조장하는 내용의 정보’를 포함시켰다. 민 의원은 발의 취지에 대해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로서 보호할 필요가 있는 가정과 결혼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전한 성풍속을 해치는 정보’란 무엇일까? 이미 결혼의 건전성과는 거리가 먼 ‘막장 드라마’가 숱한 시대에 실제 행위로 이어지는지 알 수도 없는 애슐리 매디슨을 차단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픈넷은 “시민사회가 사상과 의견의 경쟁 메커니즘에 맡겨야 할 정보를 심의에 맡기는 순간 행정기관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결정되어 버린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 사회에서 대중이 누릴 수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반성적인 성찰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샤를리 에브도’의 비극이 대표적 사례다. 제한 없는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던 이 프랑스 주간지가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아 직원 12명이 숨진 사건은 자유와 절제 사이의 적절한 수준에 대한 세계적 논쟁을 불러왔다. 애슐리 매디슨의 재개 역시 이런 자유가 사회적으로 보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논쟁을 불러올 수 있는 셈이다. 한 누리꾼은 이와 관련 “불륜 조장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꼬집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대규모 세수결손 없을 것”이라더니…2년 연속 수십조 결손 1.

“대규모 세수결손 없을 것”이라더니…2년 연속 수십조 결손

한국 철강에 ‘트럼프발 관세전쟁’ 회오리 2.

한국 철강에 ‘트럼프발 관세전쟁’ 회오리

세수 예측 실패, 20조원은 집행도 못했다 3.

세수 예측 실패, 20조원은 집행도 못했다

“퇴근 뒤 농사지으러 갑니다”…도시에서 찾은 자급자족의 길 4.

“퇴근 뒤 농사지으러 갑니다”…도시에서 찾은 자급자족의 길

3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주식거래 어떻게 운영되나 5.

3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주식거래 어떻게 운영되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