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과 오성목 케이티(KT) 네트워크 부문장이 17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 대피소에서 열린 ‘백령기가아일랜드’ 선포식에서 바다 위에 있는 어민과 위성광대역 엘티이(LTE)망을 통해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백령도/사진공동취재단
케이티(KT)는 17일 서해 백령도에 초당 1기가비트(1Gbps) 수준의 모바일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했다. 케이티는 2019년까지 국내 모든 섬에 같은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성목 케이티 네트워크부문장은 이날 백령도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령 기가 아일랜드’ 축하식을 열었다. 주민 5400명의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육지에 견줘 정보 인프라가 취약한 편이다. 케이티는 지난해부터 섬 등 정보통신망 낙후 지역에 모바일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가 스토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백령도 아일랜드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의 ‘임자 기가 아일랜드’와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의 ‘기가스쿨’에 이어 세번째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람이 사는 섬 494개 가운데 통신서비스용 해저 광케이블이 깔린 곳은 57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437개는 수심이나 조류 간만의 차 탓에 광케이블이 들어가지 못한다. 이런 곳에는 선 없이 마이크로파로 연결하는 통신망이 필요하다. 기존 마이크로파는 전송 속도가 150메가비피에스(Mbps·초당 1메가비트를 전송) 정도지만, 케이티는 국내 최초로 500메가비피에스(Mbps) 이상 속도를 내는 기술을 개발해 이번에 적용했다. 동시에 엘티이(LTE)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최대 2배 증가시킬 수 있는 ‘4 안테나 기술(4T4R)’을 시범 적용했다. 케이티는 올해 이를 166개 섬으로 확대하고, 2019년까지 437개 전체 섬으로 넓힐 계획이다.
케이티는 또 백령도에 세계 최초로 위성 광대역 엘티이 기술을 적용했다. 재난 재해가 발생했을 때 마이크로파나 광케이블을 대신해 원활한 데이터 통신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케이티는 이날 위성 엘티이를 이용해 1만2750㎞ 떨어진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와 통화도 시연했다. 백령도 포구에 인터넷으로 연결된 스마트 폐쇄회로텔레비전(CCTV)도 구축했다. 백령도 주민 상당수는 어업 활동이 어려운 1~2월 육지로 이동할 때가 있는데, 이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자기 선박의 파손·도난을 확인할 수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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