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올해 250만명 돌파” 전망
CJ·SK 등 뛰어들며 시장 급팽창
대기업 계열사 점유율 43% 넘어
우체국 위탁판매로 중소업체 반색
CJ·SK 등 뛰어들며 시장 급팽창
대기업 계열사 점유율 43% 넘어
우체국 위탁판매로 중소업체 반색
알뜰폰(MVNO) 가입자가 올해 말까지 250만명으로 증가해, 지난해 대비 2배 성장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가의 요금제로 비판받아왔던 기존 이동통신 3사 위주의 시장에 금이 가는 신호로 읽히지만, 한편으로는 알뜰폰 시장도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케이티(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3 알뜰폰 시장 이슈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 연말 국내 알뜰폰 가입자가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알뜰폰이란 주파수를 보유한 기존 이동통신사로부터 회선을 도매로 싸게 사서 최종 소비자에게 싼 가격에 판매하는 이동통신 상품으로, 기존 이통 3사 요금에 비해 30%가량 저렴하다.
2011년 58만명에 그쳤던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127만명으로 갑절 넘게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250만명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년 연속 2배 성장하는 꼴이다. 이는 국내 전체 이동통신사 가입자 5440만명 가운데 4.6%를 차지한다. 시장 규모는 더 큰 비율로 늘어 2011년 333억원에서 지난해 1267억원, 올해는 3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알뜰폰 사용자의 순전한 증가수(순증)가 4만7451명으로, 이통 3사까지 통틀어 가장 많았으며 2위인 엘지유플러스(LGU+)보다 1만명 넘게 컸다.
급성장 배경에는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어 마케팅에 열을 올린 것이 주요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연구소의 김성일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가입자가 101만명 늘어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5% 급성장했는데, 씨제이(CJ)헬로비전과 에스케이(SK)텔링크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원식 의원(민주당)은 최근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계열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43%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씨제이헬로비전, 에스케이텔링크를 비롯해 한국케이블텔레콤(KCT, 태광그룹 계열), 홈플러스 등 재벌 계열 업체의 가입자는 지난 8월 말 기준 88만명으로 전체 204만명의 절반 가까이 된다.
이 때문에 중소 알뜰폰 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지난 9월 개시한 우체국의 위탁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점이 중소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줄지 주목된다. 최원식 의원은 “기존 이동통신 시장에 이어 알뜰폰 역시 대기업 과점 체제로 변질되면 사업자간 경쟁 둔화로 인해 가계 통신비 절감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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