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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잡스 사후 애플 ‘특별 기업’에서 ‘보통 기업’으로

등록 2013-04-24 15:33수정 2013-04-25 07:54

스마트폰 소비자 구매 의향 조사
스마트폰 소비자 구매 의향 조사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를 기치로 내걸고 스마트폰 혁명을 이끌었던 독특한 기업 애플이 ‘보통 기업’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그 모습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혁신적 가치 제공’에서 주주와 자본을 대상으로 한 ‘보상 확대’ 경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이던 스티브 잡스가 2011년 1월 무기한 병가로 경영일선에서 내려오고 그해 10월 숨진 지 2년여 동안 일어난 변화다.

애플은 23일(현지시각) 홈 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올 1분기에 매출 436억달러, 순이익 9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1% 성장했지만, 순이익은 18%가 감소했다. 총이익률은 47.4%에서 9.9%포인트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37.5%를 기록했다. 미국내 매출이 34%, 국외 매출이 66%였다. 애플의 분기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애플의 매출과 순이익은 월가의 분석을 약간 웃도는 수치로, 이날 애플 주가는 1.87% 상승한 406.13달러로 마감했다.

37%대의 높은 이익률을 유지했지만 시장은 애플이 과거와 같은 혁신적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높은 이익률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반영되어, 지난해 9월 주당 702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주가는 이후 40%가량 떨어졌다.

애플은 실적발표에서 새 제품 계획과 주가 부양책 발표로 대응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올 가을 이전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결합된 흥미로운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주당 2.65달러의 분기배당을 하며 애플의 ‘배당없는 경영’ 전통을 뒤집은 쿡은 이날 “지난해보다 주주 환원 프로그램 규모를 2배 이상 늘리게 되어 기쁘다”며 2015년까지 주주들에게 1000억달러의 이익을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번 분기 배당을 주당 3.05달러로 15% 늘렸으며, 2015년까지 자사주 매입 규모도 애초 10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6배 확대했다. 애플은 1450억 달러(약 162조6천억원)의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금을 차입해 배당에 나설 계획이다. 현금의 상당부분이 미국 밖 지역에 있어 미국내로 반입을 할 경우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경쟁자로 떠오른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구매 계획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애플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한 반면 경쟁사인 삼성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마케팅조사업체인 체인지웨이브가 지난 3월 스마트폰 구입 예정자 4천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40%가 아이폰을 꼽아 3개월전 조사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표 참조) 반면 삼성 제품을 구입할 것이란 응답은 27%로 나타나, 석달전 조사에 비해 6%포인트 증가했다. 이에따라 스마트폰 잠재고객층의 애플과 삼성전자 간의 선호도 격차는 지난해 12월 29%포인트에서 올 3월에는 13%포인트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두 업체간 격차가 줄어드는 현상은 주식시장에서의 시가 총액 비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3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948억달러로 애플의 시가총액 3744억달러의 52%에 달했다. 지난해 8월 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애플의 25.7% 수준이었음과 비교하면, 26.5%포인트가 높아져 기업 가치 측면에서도 두 기업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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