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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카카오에 ‘유료 콘텐츠 장터’ 섰다

등록 2013-04-09 20:24수정 2013-04-09 22:26

카톡 기반 ‘카카오페이지’ 오픈
콘텐츠 사고팔고 친구와 공유
첫날 허영만·윤종신 등 참여

최저가 500원…맛보기 20%도
작가·구글·카카오 5:3:2 수익

스마트폰 무료 문자메시지 도구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사회관계망 기반의 새로운 콘텐츠 시장이 등장했다.

카카오톡 개발사인 카카오는 9일 각종 콘텐츠를 판매하는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 페이지’ 서비스(사진)를 열었다. 카카오 페이지는 개인 등 사업자가 글, 사진, 음원,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만들어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유료로 파는 장터다. 카카오 페이지에는 개장 첫날 500여 사업자가 8000여건의 상품을 올렸다. 만화가 허영만, 가수 윤종신, 작가 정이현, 헤어디자이너 차홍씨 등도 건당 500원에 자신만의 콘텐츠 판매에 나섰다. 특징은 맛보기나 무료제공이 판매대상 콘텐츠의 20%까지로 제한되고 최저 판매액도 500원이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대부분의 서비스와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돼온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시도다.

콘텐츠는 카카오 결제 수단인 ‘초코’를 충전해 건당 구매하거나 ‘30일 이용권’ 등 기간별로 구입할 수 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답게 구매 콘텐츠는 친구 1명과 공유할 수 있으며, ‘추천하면 무료’ 기능은 특정 콘텐츠를 2명에게 추천할 경우 추천자 포함 3명이 해당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하게 해준다. 책이 온-오프 라인을 막론하고 권 단위로 묶여 판매돼온 것과 달리 카카오 페이지는 모바일 특성에 맞게 판매항목을 세분화해서 장별로 쪼개 팔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앨범 단위 판매에서 곡별 판매로 효과를 본 아이튠스 스토어 같은 판매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 스마트폰에서 가장 몰입도가 높은 프로그램이자 사회관계망 기반의 서비스라는 점을 활용했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4월 현재 8500만명으로, 날마다 3000만명이 접속하고 하루 메시지 수신건수는 50억을 넘는다. 사용자 평균 하루 43분을 카카오톡 대화에 쓰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톡을 통한 선물하기와 게임 아이템 구매 등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에서 콘텐츠 구매에 갈수록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나자,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본격 콘텐츠장터를 개설한 것이다. 카카오는 2011년 매출 17억원에 1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게임과 광고 등 매출이 본격화한 지난해엔 매출 458억원에 7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올해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 페이지는 안드로이드 폰에 개설된 구글 플레이에 입점한 ‘상점내 상점’(숍인숍) 형태로, 매출액은 창작자 50%, 구글 30%, 카카오 20%의 비율로 분배된다. 콘텐츠 생산자가 직접 구글이나 애플에 올려 세계 시장을 직접 공략할 때보다 추가적인 수수료가 있지만, 친구들끼리 엮인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강력한 사회관계망과 높은 몰입도라는 강점을 띠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부사장은 “카카오에서 창작자들은 별도의 앱을 개발하는 수고 없이 카카오가 제공하는 도구를 이용해 콘텐츠 생산에만 몰두하면 돼 창작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이다. 가치가 높은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유료화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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