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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LGU+ 반격에 요동치는 통신시장

등록 2012-04-12 20:52수정 2012-04-13 17:10

엘티이망 전국으로 확대
올 번호이동 9만명 유입
KT 12만명 이탈 ‘위태’
경쟁 구도에 거의 변화가 없던 이동통신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시장점유율 3위인 엘지유플러스(LGU+)가 통신시장의 고착된 구도를 깨뜨리면서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2위 사업자인 케이티는 올해 들어 12만명의 고객을 번호이동으로 떠나보내는 등 고객이 대거 이탈하는 양상이다.

엘지유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인구 대비 99.9% 지역에 엘티이(LTE)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최초로 엘티이 전국망 서비스를 선언했다. 지난해 7월 엘티이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며 밝힌 계획보다 3개월 앞당긴 일정이다. 에스케이텔레콤도 3일 뒤 “전국 84개 시와 주요 국립공원 등까지 엘티이망을 확대해 인구의 95%에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애초 계획보다 8개월 앞당긴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달 안으로 고속도로와 케이티엑스(KTX)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엘지유플러스가 지난 2월 엘티이 6만2000원 정액요금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데이터를 4기가바이트(GB)에서 6기가바이트로 늘리겠다고 치고나가자, 지켜보던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도 지난달 말 결국 비슷한 엘티이 요금제를 내놓았다. 종전보다 제공 데이터를 최대 두배까지 늘려 엘지유플러스 수준에 맞춘 요금제다. 두 회사가 “초기 가입자에게만 주는 혜택”이라고 마케팅해왔던 시한부 프로모션보다 훨씬 혜택이 많은 요금제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없애고 데이터 종량제 요금을 통해 매출을 키우려는 1, 2위 업체의 엘티이 전략이 3위 사업자 때문에 초기부터 차질을 빚은 것이다.

시장에서 3위 사업자가 공격적 마케팅으로 선두업체들을 흔드는 경우는 흔하지만 유독 통신시장은 예외였다. 엘지유플러스 관계자는 “엘지는 1997년 통신사업 시작 뒤 후발주자로서 낮은 요금제, 약정할인, 항공마일리지 제휴 등을 내놓았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고 경쟁사들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며 “이번처럼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가 엘지의 서비스를 하나하나 따라하는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고 말했다. 엘티이 이전에 엘지유플러스는 3세대(WCDMA)가 아닌 2세대 개량형의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어 우월한 통신망을 지닌 경쟁사들과 실질적 경쟁이 어려웠던 탓이다.

엘지유플러스의 엘티이 공격 마케팅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엘지유플러스는 케이티로부터 2만8200여명, 에스케이텔레콤으로부터 1만7700여명을 끌어오는 등 두 경쟁사로부터 4만5900여명의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1~2월까지 합하면 올 들어서만 번호이동으로 고객이 9만3600여명이나 증가했다.

타격은 케이티에 집중됐다. 케이티는 엘티이 전국망 경쟁에서 뒤진 상태에서 3월에만 6만3700여명을 경쟁사로 떠나보냈다. 케이티에서 6만명 넘는 고객이 빠져나간 것은 2005년 번호이동 자율화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서 케이티를 떠난 고객만 12만여명이다. 통신시장 경쟁은 기본적으로 망의 품질에서 비롯하는 특성이 있다. 에스케이와 엘지가 800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에서 엘티이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케이티는 1.8기가헤르츠(㎓) 대역을 사용하고 있어 단말기 수급도 어려움이 있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엘지유플러스가 엘티이폰으로 각각 9종, 6종을 제공하는 데 비해 케이티는 4종에 불과하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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