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SKT 신용등급 강등
KT 신용전망 ‘부정적’ 조정
새사업 진출에 외국인 ‘싸늘’
KT 신용전망 ‘부정적’ 조정
새사업 진출에 외국인 ‘싸늘’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이동통신사에 대해 잇따라 신용등급과 신용전망을 떨어뜨리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15일 에스케이텔레콤(SKT)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으로 한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앞서 무디스는 케이티(KT)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8일엔 케티이의 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14일 에스케이텔레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무디스는 에스케이텔레콤에 대해서는 “하이닉스 인수 비용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취약해질 것이 예상된다”고 등급 하향의 이유를 밝혔으며, 케이티에 대해서는 “통신 산업의 경쟁 격화와 높은 레버리지(채무)가 줄어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사업은 내수업종이지만 주요 투자자인 국외 자본의 동향에도 민감하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는 뉴욕과 런던 증시에 상장해 있는데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의 지분이 투자한도인 50%에 육박하고 있다. 통신사에 대한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하향은 채권 발행 시 금리 부담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내 통신사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기대는 기본적으로 국내 고객 및 기업의 요구와 차이가 크다. 국내 통신시장의 포화로 이통사들은 통신 이외의 사업으로 확장해 기업 구조를 바꾸려 하지만, ‘통신업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과 높은 배당’을 투자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주주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사업에 투자한 외국인 주주들은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비통신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일단 투자 목적에 어긋난다고 본다”며 “기업 본연의 사업에서 이익이 줄어드는 데 대해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높은 외국인 지분이 비통신 영역을 개척하려는 통신사들에겐 일종의 걸림돌로 여겨진다는 말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