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설립된 비영리단체
국내 금융업 규제로 어려워
국내 금융업 규제로 어려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6일 기부 재단 창립 기자회견에서 “한국형 키바를 지향한다”고 키바(www.kiva.org) 모델을 언급해,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 원장은 새 기부재단의 특성으로 기부자가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적 지원이 아닌 수혜자의 요구가 반영되는 참여형 기부 플랫폼으로 키바를 언급했다. 안 원장은 “키바는 수요자가 먼저 인터넷에 지원을 요청하면 이에 공감한 지원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대출해주는 형식”이라며 “키바에서는 1달러의 지원이 8번 회전해 8달러의 효과를 일으키는 선순환 구조”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3~4년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첨단 정보기술을 사회활동에 접목시키는 것을 보며 관심을 기울였다”며 “적십자처럼 100년 넘은 사회활동단체보다 온라인을 활용한 키바의 활동성이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키바는 2005년 마이크로크레디트 대출인 그라민은행에 영향을 받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맷 플래너리와 제시카 재클리가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에서 1인당 25달러씩 돈을 모아 빈곤 퇴치와 영세사업자 지원을 위한 대출로 운영한 뒤 돌려준다. 기부자는 누리집에서 대출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사연을 보고 선택해 25달러씩을 기부한다. 기부자는 25달러에 대한 이자를 받지 않고, 지원액은 회수되기까지 평균 8차례 회전되며 상환율은 98.88%다.
키바 첫 화면에서는 수요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만날 수 있다. 팔레스타인에 사는 세 아들을 둔 46살 여성 소산 타한은 남편의 택시 운영사업을 위해 3000달러(336만원)의 지원을 키바에 요청해, 현재 9%의 금액이 모금된 상태다. 현지에서 대출 타당성을 조사하는 파트너와의 협의를 통해 타한은 39개월간 매달 60~111달러씩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출이 금융업으로 돼 있어 안철수재단(가칭)이 키바와 같은 형태로 사업을 펼치기는 어렵다. 안 원장은 이날 “국내에선 제도적 제약이 많아 (키바와 같은 형태는) 못하는 걸로 돼 있다”며 “수혜자가 자립한 뒤에 기부자로 참여하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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