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잡지 ‘컴퓨터월드’가 분석한 애플 올해 전망
아이패드3·아이폰5 제품
통합형 통신칩 여부 주목
구글 의존도는 낮아지고
특허전쟁 멈추지 않을듯
“애플 내리막길 원년 될것”
아이패드3·아이폰5 제품
통합형 통신칩 여부 주목
구글 의존도는 낮아지고
특허전쟁 멈추지 않을듯
“애플 내리막길 원년 될것”
정보기술(IT) 분야에서 2011년은 애플의 해였다. 아이패드2와 아이폰4에스(S)를 출시해 선풍적 인기를 거두면서 높은 실적과 함께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닌 기술기업의 지위에 올랐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8월 병세가 악화돼 애플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나고 두 달 뒤 끝내 숨지자 전세계 언론은 추도사를 쏟아냈다. 잡스 사후 발간된 전기 <스티브 잡스>는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잡스가 “애플의 아이디어를 훔친 제품”이라며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시작한 특허전쟁은 삼성전자와 모톨롤라 등을 상대로 10여개 나라에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애플의 마술을 펼쳐온 잡스를 대신해 지휘봉을 승계한 팀 쿡 아래에서도 애플은 마법을 펼칠 수 있을까? 미국의 정보기술 전문지 <컴퓨터월드> 최근호는 애플 전문가인 기술컨설턴트 라이언 파스를 통해 ‘2012년의 애플’을 예측했다. 그 전망을 소개한다.
■ 새 아이폰엔 엘티이(LTE)와 에이(A)6칩? 애플이 올해 아이패드와 아이폰 새 모델을 내놓는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애플이 두 제품에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엘티이를 채택할 것이라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에 ‘아이패드3’과 ‘아이폰5’가 될 가능성이 큰 이들 제품에 애플이 통신 칩을 어떻게 구성할지가 관심을 모은다. 현재 국내에서 출시되는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의 엘티이 스마트폰은 한 단말기 안에 3·4세대 통신이 모두 가능한 칩을 탑재해, 이통사의 선택에 따라 어떤 망으로도 통신이 가능하다. 애플은 미국에서 아이폰4를 내놓을 때 지에스엠(GSM)용과 별도로 시디엠에이(CDMA)용 모델을 출시했다. 0.1㎜의 두께를 줄이려 갖은 수단을 동원하는 애플이 그동안의 디자인적 추구를 버리고 통합형 통신칩을 선택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들 제품에 두뇌가 넷 달린 차세대 프로세서 에이6 프로세서 탑재는 거의 확정적이다. 하지만 아이패드가 아이폰처럼 고해상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택할지는 미지수다. 또한 최신 스마트폰에서 근거리통신칩(NFC) 탑재는 대세이지만, 아이튠스 등 애플 고유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애플이 이를 수용할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파스는 애플이 아이패드의 화면 크기를 변경한 새 모델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면서, 대신 아이폰에서처럼 가격을 다변화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시리 개방과 탈 구글 애플은 올해 아이폰·아이패드용 운영체제를 아이오에스6(iOS6)으로 업그레이드할 게 확실하다. 일반적인 성능 개선과 별개로, 애플이 선보인 음성인식을 통한 개인비서 도구인 ‘시리’(Siri)의 사용성을 확대하고 구글에 대한 검색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시리는 현재 아이폰4에스에만 적용되지만, 아이패드와 아이팟터치는 물론 향후 개발될 애플 텔레비전 등에서도 사용 가능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를 위해 애플은 아이오에스6에서 개발자용으로 시리 개발도구(API)를 개방해, 시리를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도록 할 것이다. 또한 애플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와이파이 주소 데이터베이스로 구글 지도를 대체하고 시리에서 검색엔진으로 사용한 울프람 알파 등을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지도와 검색에서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에스6에서는 애플이 안드로이드폰에서 흔히 쓰이는 위젯 기능을 채택하거나 적극 수용할 것이 전망된다. 이미 아이오에스5에서 애플은 ‘알림센터’를 통해서 각종 메시지와 날씨, 주가 등 위젯 기능의 서비스를 수용해 정책 선회를 예고한 바 있다.
■ 특허전쟁, 기업용 시장 파스는 애플의 특허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동안 애플이 벌인 특허전쟁은 돈을 노린 게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애플은 그동안 특허사용 허가를 통한 수익 확대나 분쟁 종식에 거의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잡스가 생전에 ‘안드로이드는 도둑질한 것’이라며 “은행에 있는 애플의 모든 예금을 동원해서라도 박살내겠다”고 안드로이드에 대해서 핏대를 세웠던 것도 애플로서는 부담이다. 잡스가 만들어놓은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할 애플이 잡스의 분노가 담긴 유훈을 팽개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동안 기업용 제품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이 또한 달라질 전망이다. 블랙베리를 주로 사용하던 기업들이 직원들의 요구에 밀려 각각 쓰던 기기를 업무용으로도 쓰게 하고 있으며, 아이패드를 통해 업무용 쓰임의 확대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외 정보기술 매체 편집장들은 애플의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시장에서 기존의 지위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이언 칼슨 시아이오닷컴(CIO.com) 편집장은 “2012년은 애플이 컴퓨터시장에서 떠오르는 제왕의 지위를 잃고 내리막길로 가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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