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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싸이월드, 실명제 멍에 벗고 ‘세계로’

등록 2011-11-07 21:00수정 2011-11-07 23:20

영어 등 7개 언어 지원 글로벌 SNS시장 재도전
회원 가입때 페이스북처럼 실명 인증없이 가능
“단일플랫폼, 세계 누구와도 교류가능” 성공 자신
국내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싸이월드’가 세계시장 재도전에 나선다. ‘인터넷 실명제 포기’가 바로 핵심 병기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즈의 주형철 사장은 7일 서대문구 미근동 사옥에서 ‘글로벌 싸이월드 발표회’를 열어, 싸이월드를 세계시장에 다시 출시한다고 밝혔다. 주 사장은 이날 “인터넷은 국경없는 시장인 만큼 국내 서비스만 고집한다면 서비스를 중장기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본다”며, 세계시장 재도전에 나서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글로벌 싸이월드는 이날부터 영어·일본어·중국어(간체·번체)·독일어·스페인어 등 7개 언어로 지원되며, 순차적으로 포르투갈어·러시아어·프랑스어·아랍어 등의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지난 1999년 등장한 싸이월드는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일으키며 이후 등장한 마이스페이스·페이스북 등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국경을 넘어선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본과 중국, 미국 등 6개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세계무대를 두드렸으나 하나같이 쓴맛만 본 채 철수하고 말았다.

하지만 주 사장은 “이번엔 다르다”며 성공을 자신했다. 과거의 실패 원인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주 사장은 “과거엔 나라별로 플랫폼을 만들어 국가간 1촌을 맺을 수 없었다”며 “이번엔 단일한 플랫폼을 만들어 세계 누구와도 교류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컴즈는 하나의 표준적 플랫폼만을 운영하므로, 새 서비스가 나오면 전 세계에 동시 적용된다고 밝혔다.

싸이월드는 세계시장 재도전을 계기로 대대적인 변신도 꾀했다. 회원 가입과 관련해 글로벌 표준을 따른 게 대표적이다. 앞으로는 페이스북처럼 사용자의 이름과 이메일, 나이와 성별만 입력하면 계정을 만들고 세계 누구와도 ‘친구’를 맺을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싸이월드를 쓰던 사용자도 새로운 싸이월드를 이용하고 외국 친구들과 친구를 맺기 위해서는 새로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국외 이용자랑 입력해야 할 정보가 똑같으며, 과거와는 달리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실명 인증 절차는 밟지 않아도 된다.

싸이월드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그간 국내 정보기술(IT) 산업 발전을 옥죄던 인터넷실명제 폐지 필요성도 다시 한번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싸이월드는 정부가 인터넷실명제 정책을 펴기 이전부터, 주민번호를 통한 인증 단계를 필수로 거치도록 하고 실명이 아닌 이름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간 실명제를 강하게 고수해오던 싸이월드마저 국내 이용자에게도 비실명 이메일 인증을 히용함에 따라, 실명제는 존재가 더욱 위태롭게 됐다. 에스케이컴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대해 실명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만큼 국내 이용자가 실명 확인 없이 가입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만 적용되는 각종 인터넷 규제가 이용자와 사업자들로부터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된 정보기술 환경을 만든다는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무선인터넷 표준(WIPI) 탑재의무화 때문에 국외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못했다가 이를 폐지하자 아이폰을 대표로 한 스마트폰 열풍이 일어난 게 대표적 사례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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